2024.05.17 (금)
"벌거벗은 남성이 차로 다가오는 모습을 봤다"
테슬라 직원들이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해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고객의 알몸 등 사생활을 봤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4월 6일 테슬라 직원 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에 따르면, 테슬라 직원들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고객의 차량에 설치된 카메라로 영상을 확인했고, 해당 영상들은 내부 메신저를 통해 널리 공유됐다.
테슬라는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을 위헤 전 차량 8대의 카메라를 설치해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차량에 설치된 카메라들은 자동차 내부뿐 아니라 도로 등 주변까지 광범위하게 촬영한다.
테슬라의 전직 직원들은 카메라를 통해 알몸의 남성이 차량에 접근하는 모습, 성인용품 등을 목격했다고 시인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테슬라가 영상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많은 직원이 동영상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비판했다.
테슬라는 고객 개인정보 보호 고지를 통해 “차량에 내장하는 카메라는 처음부터 개인 정보를 보호하도록 설계됐다. 또한 고객이 데이터 공유에 동의하면 차량이 수집한 데이터를 테슬라에 제공할 수 있다”며 “해당 데이터가 개인 계정이나 차량 식별번호와는 연결되지 않으며 고객을 개인적으로 식별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로이터의 인터뷰에 응한 일부 직원들은 “이는 명백한 사생활 침해“라며 테슬라의 제품을 구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테슬라의 많은 고객들이 사생활 침해 가능성을 모르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보스턴 노스이스턴대 사이버 보안·개인정보 보호연구소의 데이비드 초프니스는 이번 사태에 대해 “테슬라 직원들이 민감한 동영상과 이미지를 공유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크게 비난받아 마땅하다. 소비자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된 연방법을 집행하는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의 개입을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테슬라 차량의 카메라에 문제가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국은 테슬라 카메라로 국가 기밀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며 2021년부터 중국군 부대 주변, 정부청사 건물 등에서의 테슬라 차량 통행과 주차를 금지했다. 또한 독일 경찰도 2022년 안보를 위해 경찰청 본청과 본부 주요 시설에 테슬라 차량 출입 통제 지시를 내렸다 철회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의 사생활·개인정보 침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테슬라 차량의 국내 판매량은 2022년에만 1만 4571대, 2017년 이후로는 누적 4만 7545대가 팔리는 등 꾸준히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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