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9 (일)
[CIOCISO매거진 홍상수 기자] K-콘텐츠를 제작하는 한국제작자들이 타 국가 IP(지식재산권) 외주제작사로 전락해 일종의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수석애널리스트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디지털 정책자문 간담회’에서 “무늬만 ‘메이드 인 코리아’일 뿐”이라며 “한국이 IP를 지켜내 산업의 질적·양적 성장을 도모할 제도적 지원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지 수석은 콘텐츠 산업의 수익모델이 ▲한국방송사의 외주제작 ▲글로벌OTT의 외주제작 ▲IP 보유 제작 순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한국 제작사들은 ‘글로벌OTT의 외주제작’ 구조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3가지 수익모델 중 한국방송사의 외주제작은 가장 열악한 모델로, 100억 제작비가 든다면 70~80%를 방송사가 방영권으로 회수하기 때문에 협찬과 간접광고(PPL)로 수익을 메워야 한다.
반면 글로벌OTT의 외주제작은 100억 제작비가 들어가면 제작비 전액에 더해 최소 15%의 수익을 보전받는다.
다만 모든 저작권은 글로벌OTT에 귀속되기 때문에 흥행을 해도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없다. 가장 바람직한 모델은 직접 IP를 보유하면서 제작하는 것이다. 이 경우 제작비 전액을 투자해야 하지만 최종 마진도 제작사 몫이다.
지 수석은 “IP는 지킬 수 없지만 당장 돈이 되는 글로벌OTT의 외주제작으로 제작사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라며 “결국 제2의 오징어게임도 넷플릭스에서 탄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에는 글로벌OTT의 현지 제작에 국내 제작사들이 직접 참여하는 수익모델도 생겨나고 있는데, 이 또한 더 많은 유능한 콘텐츠 제작 인력 및 자원 유출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경기 둔화로 광고주들의 지갑이 닫히는 가운데 넷플릭스가 광고 요금제를 출시한 것도 국내 제작사의 해외 의존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지 수석은 봤다. 그는 “광고주가 국내 방송사에서 넷플릭스로 이동한다면, 국내 방송사의 콘텐츠 투자여력이 감소하는 반면 넷플릭스의 투자 재원은 확보되고, 결국 양질의 텐트폴 콘텐츠는 더욱 글로벌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 수석은 “IP 보유는 자본력이 핵심”이라며 “정부는 실제 콘텐츠에 투자하는 직접적 지원과 함께 규제완화 및 세제 혜택 등 간접적 지원을 동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간접적 지원 측면에서 콘텐츠 세액공제를 확대할 것과 자국 콘텐츠 보호를 위한 쿼터제 도입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