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4 (금)
[CIOCISO매거진 장명국 기자] 최근들어 '070'으로 시작되는 인터넷 전화번호를 '010' 휴대전화 번호로 바꿔주는 이른바 '변작 중계기'를 이용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 50대 주부 A씨는 최근 '010'으로 시작되는 모르는 번호로 '엄마 나 휴대전화 액정 깨졌어'라는 문자를 받았다.
A씨가 "아들 번호가 아닌데 누구세요"라고 문자를 보내자, 상대방은 곧바로 "휴대전화가 고장 났는데 수업이라 친구 전화로 문자 했어"라며 수비리 계산을 위해 통신사 앱을 깔아달라고 부탁했다.
마침 아들이 학교에서 수업을 들을 시간이라 A씨는 별 의심 없이 상대방이 문자로 보낸 앱을 자신의 휴대전화에 깔았다.
하지만 이 앱을 까는 순간 비극이 시작됐다. 단순한 통신사 앱이 아니라 휴대전화 원격제어 앱이었다.
보이스피싱 일당은 이 앱을 통해 A씨의 은행 계좌에 있는 수백만 원을 빼간 것은 물론 A씨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상품권까지 구매했다.
경찰은 변작 중계기가 새로운 보이스피싱 범행 수단이라고 보고 전국에서 동시에 집중 단속을 벌여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총 9천679대를 적발했다.
8월부터 이달 말까지 이어지는 2차 단속에서도 비슷한 규모로 적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속해서 단속하는데도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보이스피싱 범죄에서 변작 중계기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전화번호 변작, 악성 앱 설치 등 최첨단 통신기술이 동원되므로 모르면 당할 수밖에 없다"고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