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1 (수)
[CIOCISO매거진 이지혜 기자]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과 운영기관인 한국사회보장정보원에 공식 접수된 오류 건수가 10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개통 한달이 됐지만 접수된 오류의 처리율은 40%에 머물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업무 과부하에 업체 측 개발자들의 퇴사가 이어져 목표했던 이달 중 시스템 안정화도 불투명한 상황으로 보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한국사회보장정보원으로부터 제출받은 SR(Service Request) 내역에 따르면 개통일인 지난 9월 6일부터 이달 5일까지 한달간 10만2천410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중앙·지자체 공무원이 사용하는 '행복이음' 관련 시스템 개선 요구는 7만1천446건, 사회복지시설 등 사회서비스제공기관에서 사용하는 희망이음 관련은 3만964건이었다.
이 시스템은 개통 한 달 전 마지막 사전점검에서도 대량 오류가 발견됐는데 이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고 개통하면서 실제 사용자들도 큰 불편을 겪게 된 것이다.
현재 복지 현장에서는 시스템 오류, 자료 미연계 등으로 인해 공무원들이 수작업으로 자료를 찾아 관련 민원을 처리하는 실정으로 알려졌다.
전국 복지 공무원과 사회복지시설 등이 사용하는 시스템 전체를 바꾸는 데다 복지 수급자들의 생활과 직결돼있는 문제인 만큼 사전에 오류를 최소화하는 작업이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개통한 지 한 달이 되도록 오류가 개선되지도 않고 있다는 점이다.
노대명 한국사회보장정보원장은 '이달 안에 정상화가 가능한가'라는 신 의원의 질의에 "9월말 이후 현재까지 61명의 개발자가 이탈한 상황"이라며 "컨소시엄 내부 또는 외부에서 개발인력을 구해서 충원하지 않으면 정상적으로 많은 기능이 작동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복지 당국에 따르면 올해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구축사업단은 343명의 인력을 투입했으나 307명이 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1∼3분기에 각각 132명, 107명, 104명이 투입됐으나 같은 기간 각각 87명, 103명, 117명이 철수했다. 3분기의 경우 투입 인원보다 퇴사자가 더 많을 정도였다.
2020년에는 투입 인원 452명에 철수 인원이 103명이었고 2021년에는 509명을 투입했으나 310명이 퇴사했다.
시스템 개발이 완료돼 개통되는 시점에 맞춰 개발자들이 떠난 데다 개통 직후부터 오류가 대량 발생하면서 업무강도가 높아지자 인력 이탈 속도가 더욱 빨라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은 "운영 주체가 LG CNS 컨소시엄이라고 하지만 핵심 부분은 중소기업이 담당했다. 대기업은 이름만 빌려주도록 부실 계약한 것이 아닌가 의심이 된다"며 "계약 체결 과정부터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고, 감사원 감사까지 요청해야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복지와 관련한 개인정보를 다루는 한국사회보장정보원에 대한 해킹 시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보원의 정보보안 체계가 허술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이 정보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150건으로, 한 해 평균 30건씩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보원에서 사이버 보안을 책임지는 인력은 7명뿐으로, 이중 경력 3년 미만이 5명, 3∼5년이 2명으로 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최 의원은 "정보원이 가진 방대한 개인 민감정보가 유출될 경우 전국민적 피해를 보게 된다"며 "경험이 풍부한 경력직 직원을 다수 채용하는 등 정보보안 대책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