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30 (화)
최원훈 공학박사
현재 테슬라가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 중이며 내년에 시제품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사가 나왔다. 이를 두고 세간에서는 이 분야에서 최고를 달리고 있으며, 현대자동차가 최근 인수해 화제가 되었던 보스턴다이내믹스도 못한 일을 과연 테슬라가 과연 할 수 있을까 의문을 던지고 있다. 하지만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보면 테슬라의 이러한 시도가 의미있어 보인다.
휴머노이드 연구는 오래되었다. 미국 NASA의 경우 10년전부터 화성탐사를 위해 휴머노이드 로봇 발키리(Valkyrie, 코드명 R5)를 개발하고 있으며 매년마다 Space Robotics Challenge라는 경진대회를 개최하여 우주 및 화성과 같은 행성에서 각종 임무를 담당하게 될 로봇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초보적인 임무는 단순한 로봇으로도 가능하지만 임무가 복잡할 수록 결국 인간의 모습을 한 휴머노이드가 적합할 수밖에 없다.
기계학습 측면에서 보면, 보스톤다이내믹스의 대표작인 개 (dog) 형식의 로봇은 아무리 충분히 학습시킨다고 해도 실제 개(dog)가 가진 본능적인 행동을 따라갈 수는 없다. 수십만 년에 걸쳐 여러 상황을 겪으면서 DNA에 박혀 있는 본능에서 비롯된 행동을 로봇 개가 copy하기란 불가능하다. 또한 인간은 개가 아니기 때문에 만약 로봇 개가 어떤 행동을 보일 때 그것이 어떤 상황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정확히 알 수 없다. 정확히 알 수 없으므로 그 상황이 반복될 경우를 대비하여 학습시킬 수도 없다.
화성과 같은 행성은 지구와는 다른 환경이며, 지구와는 다른 사건들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인간의 동작은 인간이 가장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을 휴머노이드에게 충분히 학습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만약 휴머노이드가 어떤 이상 행동을 할 경우, 그 의미가 무엇인지, 지금 휴머노이드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를 추론할 수 있다.
로봇기술과 인공지능의 만남은 NASA와 같은 곳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되어 왔으며, 상당한 기술축적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기술축적을 기반으로 테슬라는 이미 사업의 방향을 로봇으로 정한 듯 하다. 테슬라의 자율주행차가 이동을 위한 초보적인 수준의 로봇이라면, 이번에 만들고자 하는 테슬라 봇은 복잡한 임무용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그리고 테슬라가 만들고 있는 모든 제품은 모두 미래에 화성과 같은 행성에서 사용하게 될 것들인 셈이다.
최원훈 공학박사
전) LG, Motorola, IBM 근무
현) 주식회사 퍼포머스 인공지능 부문 대표,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