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8 (토)
[CIOCISO매거진=장명국 기자] 박금산의 신작 'AI가 쓴 소설'은 이런 시대정신을 반영한 새로운 감각의 장편소설이다.
주인공인 전업 소설가 C는 출판사에서 파트 타임 일용직으로 일하기로 한다. 맡은 업무는 출판사 사장이 넘겨준 소설 원고를 읽고 평을 하는 것이다.
업무를 시작하고 이상하게 느낀 건 출판사에서 작가가 누구인지 알려주지 않는 데다 C가 리뷰를 하고 나면 금세 그의 의견을 반영해 새롭게 고친 원고가 돌아온다는 점이다. C는 의심한다. 사람이라면 이렇게 빨리 글을 쓸 수 없을 것이라고. 그렇다면 작가의 정체는 뭘까? C는 의심과 상상을 거듭한 끝에 원고를 넘기는 작가는 AI일 것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그렇다면 AI가 쓴 소설은 인간이 쓴 것과 무엇이 다를까? 독자들은 이 소설을 읽으면서 사람이 쓰지 않은 소설이라는 것을 알아낼 수 있을까? AI도 사람처럼 편향적 시각을 문학에 반영할까? C의 의심은 이처럼 인간의 전유물이었던 문학에 관한 본질적 고민으로 바뀐다.
일본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AI가 쓴 소설이 각종 공모에서 심사위원들을 감쪽같이 속이고 예심을 통과했다는 소식이 일찌감치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제는 AI가 쓴 소설을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때가 됐다는 뜻이다.
박금산은 전남 여수에서 태어나 고려대 국문과를 나오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장편 '존재인 척 아닌 척', '남자는 놀라거나 무서워한다, 연작 '바디페인팅', 소설집 '그녀는 나의 발가락을 보았을까' 등이 있다. 오영수문학상을 받았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소설 창작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