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원 교수

 

숱한 우려와 불안에도 불구하고 2000년 1월 1일 이후 세계 각국에서 별다른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물론 몇 가지 사소한 고장이나 기기의 오류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비행기가 떨어지고 각종 사태로 사상자가 속출하는” 것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멀었던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끔찍한 Y2k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철저하게 대비한 탓에 무사히 넘어갈 수 있지 않았느냐는 발 빠른 변명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기는 하지만, 재정적인 문제 등으로 밀레니엄 버그 대처에 투입한 비용이 턱없이 부족해서 무척이나 우려되었던 경제빈국에서 마저 별 문제 없이 지나간 것을 본다면, Y2k 문제가 상업적인 선정성 등으로 인하여 지나치게 과장되었던 것만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Y2k를 경험하고 난 후 현재 시점에서, Y2k 문제를 과학기술 자체의 내재적 모순으로 결부지어 열을 올리던 적지 않은 문명 비판론자들과 반(反)과학론자들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무척 궁금하다.

물론 과학기술이 파생하는 적지 않은 문제들을 인류는 지금도 겪고 있으며, 이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취한다고 해서 무조건 반(反)과학적이라고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한 각종 첨단 과학기술들이 인류사회와 자연에 미칠 수 있는 영향과 위험 요소 등을 잘 파악하여 사전에 대비하는 일은 무척 중요하며, 현재도 세계 각국은 '기술 영향평가' 등을 통하여 과학기술인과 다른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세우기도 한다.

그러나 상업적인 목적 등으로 미래를 암울한 '디스토피아'로 그리고 있는 여러 영화나 소설 등을 들먹이면서 아직도 '픽션과 현실'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거나, 극단적인 예만을 침소봉대(針小棒大)하면서 대중들의 막연한 불안과 공포를 부추기는 이들이 있다면 합리적이지 못한 반(反)과학론자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며, 지난 'Y2k 해프닝'을 교훈 삼아 스스로 반성해야 할 것이다.

당시 전산시스템담당 이였던 필자는 야근과 주말 근무를 밥 먹듯이 하며 Y2K 준비를 하면서도, 나의 준비가 완전하지 않아 회사의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과 공포로 무척이나 마음 고생을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하지만 밀레니엄 버그는 모두가 익히 알고 있듯 기우에 그쳤다. 그만큼 철저히 대비한 덕분인지도 모르겠다. (필자는 2001년 1월1일 이후 한동안 뭔지 모르게 찜찜한 구석이 남아있긴 했다.) 아무튼 2000년 1월 1일이 되며 모든 공포는 눈 녹듯 사라졌다. 사람들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밀레니엄 버그와 관련된 모든 걸 머릿속에서 지웠다.

당시의 트라우마 때문일까? 요즘 '머지않아 세상을 지배할 혁신'이란 명목으로 세간에 회자되는 기술을 접할 때마다, 자꾸 Y2K 당시 고생했던 기억이 되살아 난다. Y2K를 완벽히 대비하지 않으면, 인류에 큰 재앙이 올 것이라고, 선정적으로 선동하였던, IT비전문가나 언론등에서 예의 그 목소리를 다시 높이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으로 큰 변화가 있기도 하지만, “앞으론 이게 아니면 안 된다”, “최고가 되려면 이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시대적 흐름을 가장 정확하게 예견하는 단 하나의 기술은 이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어떤 이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오늘날 새롭게 등장하는 조류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시대적 루저(loser)가 될 뿐 아니라 종국엔 쫄망할(쫄딱 망할) 것”이란 예측도 서슴지 않는다. 

 

정말 그럴까? 

 

 

 

 

 

 

주요 경력

-현 김포대학교 사이버보안학과 교수

-IT 기술, 영업 분야 37년의 내공(1983년~현재) 

-한화생명에서 시스템운용 및 IT기획팀 

-한국 CA에서 기술 및 컨설팅 임원

-(주)인성정보에서 전략사업개발본부장 및 영업본부장 

-경험한 IT기술: OS, 서버, 데이타관리, 네트워크, 보안 분야 등 

-동국 대학교 전산학과 겸임교수 역임  

 

주요 저술 및 기고 

 

-메인프레임과 유닉스 시스템 연결 및 구축–온더넷, 랜 타임즈

-IBM 3746을 이용한 APPN 네트워크 구축–온더넷, 랜 타임즈

-교육개발원의 네트워크 운용자 교육 커리큘럼 및 교재 개발 위원 역임 

자격증 및 기타 

-BS7799 Leader Auditor Certification 

-ITIL V2, V3 Foundation Certification

-동국 대학교 전산학과 겸임교수 역임  

최종 학력  

-숭실대학교 정보과학대학원 정보통신공학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