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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디지털 조직문화의 탄생(2) -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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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디지털 조직문화의 탄생(2) -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서기원 Motilink Inc. 대표이사

 


삽화1.jpeg


수평적 조직문화


"조직문화는 조직 구성원들로 하여금 다양한 상황에 대한 해석과 행위를 불러일으키는 조직 내에 공유된 정신적인 가치를 의미한다. 조직문화는 조직 구성원이 환경을 해석하는 방식을 학습하는 데 ‘렌즈’의 역할을 하며 조직 구성원들이 공유하고 있는 ‘세상에 대한 관점(view of the world)’을 제공한다. 또한, 조직 구성원의 행동을 유도하여 구성원들이 서로를 대하는 방식, 의사결정의 질,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조직의 성공 여부에도 영향을 준다." (2014, 심리학사전, 한국 심리학회)


 수직적 조직문화와 수평적 조직문화의 차이는 무엇일까? 수직적 조직문화가 지시와 복종을 통해 일사불란한 질서와 속도를 강조한다면, 수평적 조직문화는 공유와 소통을 통해 창의성과 다양성을 추구한다. 과거의 조직이론 연구를 보면, 산업의 유형에 따라 수평적 조직문화가 유리한 경우와 수직적 조직문화가 도움이 되는 경우가 따로 있다는 견해가 많았다. 예를 들면, "유행에 민감하고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른 소프트웨어, 서비스업에는 수평적 조직문화가, 산업의 변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하드웨어, 제조업에는 수직적 조직문화가 더 유리하다.” 같은 주장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들은 산업의 유형과 관계없이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조직 성과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현상은 산업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것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과거의 지식과 제한된 경험이 좋은 의사결정으로 나아갈 가능성은 더 낮아진다. 새로운 정보와 다양한 의견을 의사결정의 재료로 사용할 수 있다면 좋은 의사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런 경우, 소수의 경영진이 가진 지식과 경험에만 의존하는 의사결정은 위험할 수밖에 없다. 불확실성이 증가한 환경에서의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새로운 정보와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노벨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미국의 라이너스 폴링(Linus C. Pauling)은 이런 말을 남겼다.

“The best way to have a good idea is to have lots of ideas. 좋은 아이디어 하나를 얻는 최선의 방법은 먼저 수많은 아이디어를 확보하는 것이다.”


 문제는 사람들이 스스로 의견을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예전에 다녔던 직장에서 ‘제안 제도’라는 것을 시행한 적이 있다. 직원이 회사에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회사는 이에 대해 금전적 보상을 해주는 것으로,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회사의 정책 수립 과정에 참여하도록 한다." 는 좋은 취지의 제도였다. 채택되지 않은 제안에도 적지 않은 보상금(1건당 1만 원?)을 지급했음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호응은 부족했고 관리자들은 매주 제안 실적을 챙기기 시작했다. 직원들에게는 한 달에 몇 건 이상의 제안을 해야 하는 의무가 생겨났다. 팀별 제안 실적을 발표하고 개인별 제안 점수를 인사고과에 반영했다. 나는 성의 없는 단순한 내용으로 할당된 건수만 간신히 채우곤 했었다. 거의 매주 70시간 이상 일했을 정도로 업무량이 많다는 핑계도 있었지만, 강제로 아이디어를 제안하도록 한다는 발상에 대한 반감이 더 크게 작용했던 듯싶다. 허접한 제안들이 난무했고 누군가 영혼 없는(?) 제안들로 한 달에 50만 원의 제안 보상금을 받아 갔다는 소문도 돌았다. 좋은 시도의 확실한 실패가 예상되는 순간이었다.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끌어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수직적 조직문화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처럼 보인다. 불확실성이 커진 경영 환경에서, 경영진은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진정성 있는 정보와 의견을 필요로하고, 수평적 조직문화는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권장하고 지지한다. 이것이 수평적 조직문화가 필요한 가장 중요한 이유가 아닐까? 수직적 조직문화의 시대는 갔다. 적어도, 그것이 불편한 과거의 정서라는 인식은 이미 많은 사람의 동의를 얻은 듯하다. 동시에, 수평적 조직문화에 대한 관심과 지지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기업 경영의 주요 화두로 떠오른 ‘조직문화 개선’은 자연스럽게 수직적 조직문화에서 수평적 조직문화로의 변화를 의미하게 되었다.

 

 

삽화2.jpeg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수평적 조직문화의 바탕에는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이 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수평성이 커뮤니케이션 내용의 수평성까지 말하는 것은 아니다. 팀장은 팀원의 업무를 지시하고 평가하며, 팀의 의사결정에 더 많은 책임을 진다. 조직에서 역할 간의 수직적 관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따라서,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의 내용에는 수직적 맥락이 포함되는 경우가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가 우선 관심을 가져야 할 ‘수평성'은 커뮤니케이션의 ‘내용’이 아닌 ‘형식’ 에서의 수평성이다.


 대리, 과장, 부장 등의 호칭을 사용하는 기업들이 아직도 있다. 생각해 보면, 조직의 구조에는 이미 ‘영업부', ‘총무과’ 같은 부서가 없는데도, 어느 ‘부’의 부장인지 모를 부장님들, 어느 ‘과’의 과장도 아닌 과장님들이 수두룩한 상황이 참으로 어색하기만 하다. 이런 수직적 호칭을 없애고 수평적 호칭을 도입하는 사례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님’으로 호칭을 통일한 경우도 있고, 모든 직원의 호칭을 ‘매니저'로 바꾼 기업도 있다. 모두 호칭에서 상하 수직적 개념을 제거하려는 시도이다.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이 수평적 조직문화의 바탕이라면, 수평적 호칭은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의 기초라 할 수 있다.


 몇 년 전에 국내 일부 스타트업에서 모든 임직원이 서로 반말을 사용하는 새로운 조직문화를 실험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미국에서는 상사와 부하 직원 간에 서로 이름(First Name)을 부르고 반말로 대화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우리 정서에는 맞지 않는다. 우리말은 영어와 달리 존댓말과 반말 표현을 확실히 구분한다. 언어에 이미 견고한 수직적 구조가 마련되어 있는 셈이다. 아무리 실험이라고 하더라도, 부하 직원이 상사에게 반말을 쓰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반말을 쓰는 경우는 꽤 흔하다. 상사의 반말이 부하 직원을 향한 신뢰와 친근감의 표현으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수직적 언어 표현은 조직 내의 수직적 권력 관계를 각인시키는 효과가 더 크다. 그리고, 수직적 권력 관계를 계속 각인시키면서 자발적이고 솔직한 의견 공유를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의 기본 형식은 수평적 호칭과 수평적 언어 표현이 되어야 한다. 언어적 표현에서 최대한 수직성을 감추고 구성원들이 서로를 대하는 방식을 수평적으로 느끼도록 하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형식을 지키는 것은 커넥티드 리모트워크(Connected Remote Work) 환경에서 더욱 중요해진다. 대면 상황에서는 크게 문제가 없었던 대화가 문자로 기록되어 나중에 보이면 불편한 상황으로 인지되는 경우가 있다. 대면 상황에서는 언어적 표현에 억양, 표정, 분위기 등의 다양한 맥락이 더해져 전체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구성하지만, 문자만을 이용한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이러한 복합적인 정보들이 생략되기 때문이다. 휴대폰 문자 문화와 함께 성장해온 세대와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고자 한다면, 문자를 이용한 커뮤니케이션의 비중이 매우 높아진 커넥티드 리모트워크 환경은 좋은 기회이며 동시에 위험이다. 소셜미디어에서 심심치 않게 화제가 되는 유명인의 말실수를 떠올려 보자. 리더의 불편한 언어 표현은 영원히 박제화되어 돌아다닐 수도 있고, 리더는 꼰대로 찍힐 수도 있으며, 수평적 조직문화는 그저 좋은 시도로만 끝날 수도 있다.

 

 

 

서기원 Motilink Inc. 대표이사

 

[약력]

중앙대학교 전자공학과 졸업

삼성SDS 기술연구소

Rational Software 선임컨설턴트

WISEngine Inc. 부사장

건국대학교 겸임교수

서강대학교 강사

FOCUSONE Inc.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