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시스템 통합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해외기업을 인수한 경우 더욱 그렇다. 시스템 자체를 개발하고 테스트하기도 복잡하지만, 시스템이 구현한 프로세스가 직원들의 행동이나 태도를 변화시키기가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호남석유화학이 기업 가치를 증대하기 위해서는 자회사의 업무 프로세스 통합이 필수적이다. 지금부터 호남석유화학이 구축하고 있는 자회사의 IT 시스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김종표 호남석유화학 정보전략·경영진단 이사 jpkim@lottechem.com

통합 IT 시스템의 필요성 호남석유화학은 1976년 설립 이래 첨단 석유화학기술을 토착화시키고 꾸준한 기술개발에 주력해 국내 중화학공업을 이끌어 왔다. 현재 호남석유화학은 ‘2018년 매출 40조의 아시아 최고 화학기업’이라는 비전을 설정하고 이를 추진 중이다. 2003년 현대석유화학, 2004년 케이피케미칼에 이어 2010년 말레이시아 타이탄을 인수하여 에틸렌 생산기준 247만 톤으로 아시아 2위의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 호남석유화학이 여러 자회사를 효과적으로 통합하기 위해서는 업무 프로세스를 통합할 필요가 있었다. 이를 위해서 기본적으로 IT 인프라스트럭처(IT Infrastructure)를 공유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반영하고 있는 여러 시스템을 자회사에서도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합된 IT 시스템을 통해 각 직무별로 분담된 업무 프로세스를 일원화하고 표준화함으로써 직원의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Globalization 호남석유화학은 2004년 ERP 시스템을 도입한 이래 자회사가 2004년 2개에서 2010년 13개로 증가했고, 매출액 또한 2004년 1조9,520억원에서 2010년 7조1,890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자회사의 증가로 업무 교류가 빈번해지고, 원격지 협업에 대한 불편함이 가중되며, 해외 자회사의 경우 현지의 문화/법규에 대한 정보 부족 등으로 급격한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IT의 신속한 대응이 요구되었다. 이에 따라 호남석유화학은 13개 자회사에 대해 조기에 투명한 결산보고가 가능하도록 IFRS(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 구축 및 COA(Chart Of Accounts) 통합 작업을 완료했다. 또한 효과적인 프로세스 통합 및 결산 작업을 위해 국내외 자회사에 대한 ERP 롤아웃(ERP roll-out)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단기간 내에 이러한 요구에 대응하고, IT 측면에서 모든 국내외 자회사를 통합 관리하기 위해서는 첫째, IT 의사 결정 체계를 조직화하고 둘째, IT 업무의 근간이 되는 인프라를 최적화하며 셋째, 전산 시스템 운영과 프로세스를 최적화하여 이를 동시에 진행함이 중요하다. 즉, 비즈니스 지원을 통한 IT 가치 극대화라는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비즈니스적인 관점과 IT적 관점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고 단계적으로 진행함이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호남석유화학의 비즈니스 측면에서의 글로벌 추진 전략은 1) 글로벌 환경에 적합하도록 업무 프로세스를 표준화하고 2) 원격지 협업을 원활화하기 위한 화상회의, 메신저, 지식관리시스템을 구축하며 3) 현지 문화 및 법규를 고려한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또한 IT 측면에서의 글로벌 추진 전략은 1) 비즈니스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고 2) IT 서비스(전산시스템, 운영방안, 프로세스 등)를 표준화하며 3) IT 자원(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운영 인력 등) 활용을 극대화하는 데 있다. IT 프로젝트 국내외 자회사에 대한 ERP 롤아웃 작업은 표준화(Standardization), 세계화(Globalization), 현지화(Localization)를 기본축으로 진행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ERP 시스템뿐만 아니라 모든 전산시스템에 대해 글로벌 싱글 인스턴스(Global Single Instance, 이하 GSI)를 추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를 위해 호남석유화학은 자회사 ERP시스템 도입시 GSI를 적용했다. GSI는 서울 본사에 운영서버를 두고 시스템 수정 및 변경 작업을 통합하여 운영하기 때문에 시스템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다. 호남석유화학의 자회사인 타이탄의 IT 통합 프로젝트에서는 ERP 시스템뿐만 아니라 다양한 레거시(Legacy) 시스템을 동시에 도입하고, GSI를 기본으로 적용하고 있다. 또한 ERP, 레거시 시스템을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해서 성능과 안정성이 보장된 네트워크 장비, 회선, 서버 등과 같은 IT 인프라에 대한 전면적인 컨설팅과 지원을 수행하고 있다. 그리고 공동으로 사용 가능한 IT 자원에 대한 공유 체계를 마련해 자회사에 대한 IT 수준을 향상시켰으며, IT 사용 효율화를 지향하고 있다. 그리고 국내외 자회사간 IT 운영기준을 표준화하기 위해 AD 통합, IAM 적용, 익스체인지(Exchange) 서버 구축 및 통합을 실시하고 통합결재 등의 그룹웨어를 활용해 공유와 협업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원격지 업무 협업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링크(Lync)를 도입해 화상회의, 문서공유, 메신저, 원격제어 등에 대한 기능을 활용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조직 체계도 정비하여 글로벌 비즈(Global Biz) 환경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IT 체계를 구축·진행하고 있다. 참고로 이번 프로젝트에는 가상화 서버를 도입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 각 1개씩의 서버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끝으로 보안 측면과 효과적 관리 측면, 스마트 워크와 모바일 오피스 환경지원 측면에서 일부 부서에 프라이빗 클라우딩 서비스(Private Clouding Service)를 제공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위 사례에서 본 바와 같이 호남석유화학은 자회사 인수 시 ERP 모듈, 레거시, 서버 가상화, 네트워크 공사, IP 변경, 백본 이중화, 그룹웨어, 링크, PC 도메인, AD 통합, IAM 적용, 익스체인지 서버 구축 및 통합 등 다양한 IT 프로젝트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또한 향후 추가 M&A를 통한 비즈니스 확대 시 신속한 지원을 통해 호남석유화학과 동일한 업무 환경을 제공해, 비즈니스 효율성 증대에 일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김종표 중앙대 경영학과 졸업 2001.4~2003.2 호남석유화학 기획팀장 2003.3~2004.6 호남석유화학 ERP 추진팀장 2004.7~2010.2 호남석유화학 정보전략팀장 2010.3~현재 호남석유화학 CIO 및 경영진단 담당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