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3 (금)

? Operation now in progress (115)
n
기상청 제공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성공전략1 "새로운 시대엔 새로운 무기가 필요하다"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성공전략1 "새로운 시대엔 새로운 무기가 필요하다"

장중호 홈플러스 전무

 


650_525_5157.jpg



지금 전 세계 모든 기업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이 화두이다. 약 20년 전부터 디지털이란 말은 늘 쓰던 용어이었지만 지금만큼 디지털로 다시 태어나야한다고 모두가 아우성인 것은 처음이다. 4차산업혁명이란 용어가 나온 지 약 5년 정도 지났는데, 4차 산업혁명을 위한 정답으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이란 말이 정의된 건 약 3년 정도 된 것 같다. 과연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이란 무엇인가? 


단순 정보화를 의미하는 IT시대를 지나, 2007년 아이폰이 탄생하면서 모바일혁명이 일어났고, 2016년 알파고가 이세돌을 바둑경기에서 이기면서 AI의 시대가 열렸다. 아마존의 차세대 사업으로 클라우드 시대를 열면서 이제는 클라우드와 오픈소스의 시대가 되었다. IT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왠만한  엔지니어들도 이러한 급격한 10년 이내의 변화에 어리둥절하면서 점차 시대에 뒤처지는듯한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 지금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은 단순한 Technology와 비즈니스의 변화를 넘어 인류의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사건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마치 역사책에서나 보던 석기시대를 지나 청동기, 그리고 철기시대에 이르는 엄청난 변화처럼 말이다.


히타이트 제국을 아는가? 약 기원전 1500년에서 1200년 까지 아프리카의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의  앗시리아와 Big3의 3강구도로 인류 문명을 호령하던 제국이다. 그런데 이집트와 앗시리아는 세계사 책에서도 배웠고, 영화에서도 많이 봤고, 성경책에서 이야기도 많이 들어봤지만, 지금의 터키지역을 거느리면서 당시의 최강대국 이집트, 앗시리아와 맞짱을 뜨고 위협을 하였던 히타이트 제국은 많은 사람들이 들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히타이트 제국이 5000년에 달하는 기록이 남아있는 전 인류의 역사상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지금의 인류 문명의 기틀을 만든 민족이라고 하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 할 것이다. 뭔데? 제대로 들어보지도 못했고 영국이나 프랑스의 유명한 박물관에 가봐도 별로 존재감도 없던 민족이 무엇을 했길래 전 인류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을까? 


기원전 1500년까지 인류는 청동기 문화였다. 농경 기구건 전쟁 무기건 청동기로 만들었다. 그러던 때에 히타이트제국의 수도였던 하투샤라는 지역은 지금 터키의 아나톨리아 고원에 있었는데, 그 곳은 철광석이 많고, 비교적 표면이 무른 지역임과 동시에 지각 변동과 지금도 그렇지만 지진이 많은 지역이어서 쉽게 철광석이 발견됐다. 아마도 히타이트 제국의 한 청동기 대장장이가 우연이 땅위에 노출되어 산화되어 빨갛게 변화된 철광석을 호기심으로 풀무질을 해보았는데 푸른색의 청동기보다 훨씬 단단하고 날카롭게 제련되는 것을 보고 놀랐을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철기의 제작은 히타이트 민족을 일약 지중해 지역의 스타 민족으로 만들었다. 단단하고 날카로운 철기 칼이나 창을 당해낼 수 있는 청동기 무기는 없었다. 


주변의 지역을 초토화시키고 큰 제국을 건설한 히타이트 민족은 남하를 시작하여 드디어 기원전 5000년부터 오리엔트 지역의 맹주로써 호령하던 이집트와 충돌하게 된다. 기원전 1275년, 지금의 시리아에 해당되는 카데시라는 중간지점에서 드디어 이집트의 그 유명한 람세스 2세와 히타이트 제국의 철권 황제 무와탈리스가 맞붙었다. 히타이트 제국의 남진을 우려하던 람세스 2세는 2만의 군사를 이끌고 카데시로 북진을 하였고, 무와탈리스는 3만 7천명의 군사를 이끌고 남진하여 맞붙었다. 


초반에는 무와탈리스가 지략을 통해 람세스 2세를 속이고 이집트 군사들을 흩어놓음으로써 승기를 잡았으나 역시 이집트의 뚝심은 대단하여 초반 전투에서의 실패를 만회하며 서서히 무와탈리스를 압박하고 밀어붙였다. 결국 지루한 전투를 이어가던 두 제국은 계속 전쟁을 이어가는 것이 서로에게 득이 될 것이 없다고 판단하고 인류역사상 최초의 국가 간의 평화협정을 맺으며 서로 동맹을 맺음으로써 전쟁을 종결하였다. 


람세스 2세는 자신의 딸을 무와탈리스에게 시집을 보내고 혈연관계로 동맹을 맺고 무서운 속도로 떠오르던 제 3의 강국 앗시리아를 같이 견제하였다. 철기 무기로 무장한 히타이트와 아직은 완전히 철기문명이 아니던 이집트의 전쟁은 표면상으로는 서로의 평화협정이었지만 내면을 보면 결국 이집트가 히타이트에게 패배를 인정하고 강화를 하는 모양새가 된 것이 사실이라 한다. 전쟁 이전부터 이집트나 앗시리아 등 주변의 제국으로 퍼져나가던 철기 문명은 카데시 전쟁을 계기로 빠른 속도로 전파되어 오리엔트 문명 지대 전체가 철기 무기로 무장한 철기 제국들이 되었고, 기원전 1000년경에는 인도까지 전파되어, 인도를 거쳐 기원전 700년경에는 중국에까지 전파가 되었다. 


히타이트 제국의 철기 문화는 기원전 1500년에서 1000년까지 약 500년간의 기간을 거쳐 전세계로 전파된 것이다. 철기 문명과 무기를 독점적으로 가지고 세계를 호령하던 히타이트는 이제는 누구나 철기 무기를 가지게 된 것이 아주 슬픈 일이 되어버렸다. 끝까지 철기무기를 독점할 수는 없었을까 ? 쉽지는 않았겠지만 이집트를 굴복시키고, 앗시리아와 맞짱을 뜨던 히타이트는 기원전 1200년 경 듣도 보도 못한 서쪽의 새로운 해양 민족들의 침략에 속수무책으로 붕괴되고 말았다. 어찌된 일인지 순식간에 무너져버린 탓에 변변한 역사적 유물이나 기록들도 남아 있는 것이 없어서 히타이트 제국의 존재감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없다. 

 

철시시대를 열었던 히타이트제국은 500년간 승승장구하며 전세계를 호령하였다. 디지털은 철기시대의 철과 같다. 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우리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다.

 

 

 

 

 

장중호

홈플러스 전무

마케팅 부문 총괄


[약력]

연세대 전자공학과 졸

미 Texas A&M 주립대학 

컴퓨터공학 박사

PriceWaterHouseCoopers 

컨설팅 상무

딜로이트 컨설팅 상무

이마트 마케팅 담당 상무

홈플러스 마케팅 부문 전무


[저서]

마케터가 알아야할 21가지 이야기

나는 디자인으로 승부를 건다

직장 생활의 품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