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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의 합종연횡 바람으로 각 기업의 IT전략 변화가 주목되고 있다. 시장 침체가 기업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면서 기업들은 인수·합병(M&A) 등으로 위기를 넘기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특히 몇 년 전부터 대기업 계열사 간 합병이 이어지면서 비용절감과 성장 시너지를 노리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기업들은 IT 분야를 조직업무에 따라 재편하는 등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지혜 jh_lee@biziton.com
국내 대기업 중 계열사 간 합병이 진행된 대표적인 분야는 정보통신 업계이다. 지난 2009년 국내 1위 유선사업인 KT는 2위 무선사업자인 KTF와의 합병을 통해 재계 순위 9위(공기업 제외)에 올랐다. 합병 규모만 5조4678억 원에 달했으며 유·무선 통신 방송 간 경계를 허물어뜨리는 출발선을 끊었다.
LG그룹은 LG텔레콤, LG데이콤, LG파워콤 합병 전략으로 맞대응했으며 업계에선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이 이뤄질 경우 KT와 SK, LG가 삼파전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지난 2009년 삼성SDS와 삼성네트웍스를 합병했다. 이전 삼성SDS가 IT서비스를, 삼성네트웍스가 네트워크 인프라 사업을 따로 진행했지만 합병을 통해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에서 시스템 통합(SI)까지 확보하게 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부품소재부문 기업의 합종연횡으로는 LG그룹 계열사인 LG이노텍과 LG마이크론이 대표적인사례로 부품 계열사 간의 흡수 통합된 사례로 꼽히고 있다.
LG이노텍은 LG마이크론의 합병을 통해 경쟁사인 삼성전기의 매출액을 뛰어넘는다는 계획이다.
최근 가시화된 합병으로는 현대건설 인수 건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본계약이 지난달 8일 체결됨에 따라 오토에버시스템즈의 IT 역할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오토에버시스템즈는 현대차 그룹 IT서비스 계열사다.
당초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현대유엔아이를 중심으로 그룹 IT서비스가 일원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었다. 하지만 현대건설 인수전의 최종 승자로 현대차그룹이 확정 되면서 IT부문과 관련해 향후 오토에버시스템즈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는 상태다.
현대모비스의 기계시스템 부문과 현대오토넷의 전자 부문이 결합하면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이 밖에 포스코그룹 IT계열사인 포스데이타와 포스콘 합병, 팬택과 팬택앤큐리텔 합병, 한화그룹 레저3사(한화리조트, 한화개발, 한화63씨티)통합 등도 주요 계열사 합병의 사례로 꼽히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CJ그룹이 CJ오쇼핑, CJ엔터테이먼트 등 10여개의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정보기술조직과 인력을 퉁합 한다고 밝혔다. 특히 통합으로 인한 IT부문의 전문성이 강화되면서 그룹 내 통합운영을 통해 효율성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합을 통한 내실경영으로 경쟁사와의 적극적 승부수를 띄워야 하는 시점이다”라며 “IT전략부분의 중복되는 절차와 시간을 줄이면서 단일 거버넌스 체계로 가는 것이 통합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애플리케이션 표준화 작업
현대기아자동차의 올해 가장 큰 IT중점 사업은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 표준화 작업을 해외로 확산시키는 작업이다.
해외데이터센터 내에서 풀가동 시키는 것을 주 일환으로 최근 현대자동차 그룹의 전 세계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 툴을 재정립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 97년 데이터웨어하우스 구축사업을 진행한 뒤, 2003년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 전략수립 작업의 재정립에 들어갔다.
이후 테크니컬 아키텍처에 대한 표준작업을 진행하면서 그룹 전 계열사들이 표준화 돼있는 기술들을 통합구매하게 됐다. 또한 기술변화 시 계열사 CIO들이 표준 재정립 작업에 참여하면서 현재 98%의 표준화가 이뤄졌다.
90년대부터 그룹차원에서 관심을 가졌던 데이터 표준화 작업은 지난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아키텍처 표준작업에 들어갔다.
특히 현대그룹은 삼성이나 LG그룹과는 달리 수직계열성이 강해 계열사들 간 일관성 있는 정보 교환량이 폴박적이다. 이에 기술표준과 데이터표준이 다를 경우 바로 문제점이 발생함에 따라, 데이터 표준화 작업은 지난 3년 전부터 준비기간에 들어간 뒤 현재 진행 중에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올해부터 시행된 애플리케이션 아키텍처 표준화 작업이 계열사 간 품질시스템 등 사간 정보교환에 도움을 줄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전 계열사에 표준엔진이 운행되면서 어느 정도 진행 상태는 갖췄다는 내부 의견이다.
현대기아자동차 관계자는 “문제 발생시 관련 하청업체들까지 정보에 대한 접근과 가시성 확보가 가능해진다”며 “특히 확립된 표준체계들을 해외에 까지 적용시키는 작업에 전사적으로 초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보광훼미리마트,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
보광훼미리마트가 퍼블릭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전문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에 의해 서비스가 제공되는 플랫폼인 퍼블릭 클라우드는 서비스 사용자의 회사외부에서 배표되며 모든 리소스를 다른 사용자들과 공유하게 된다.
특히 훼미리마트는 시스템이중화와 지역이중화를 전사차원에서 검토하면서,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을 적극 고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대응력이 시급한 상황에서 이중화보다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이 내부 의견이다.
훼미리마트 측은 이미 일본 훼미리마트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해 업무에 활용하고 있는 만큼, 일본지사의 클라우드 서비스 현장을 방문해 국내 벤치마킹 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유닉스 버전과 클라우드 서비스 구동에 대한 방안과 인프라 구축 현황 등에 관한 일본 훼미리마트의 실질 사례를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 결정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훼미리마트 관계자는 “최근 국내에서 붐이 일고 있는 IaaS(인프라 클라우드)는 당사 실정과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실제 통용되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사례들을 통해 당사에 적합한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석유화학 역시 클라우드 컴퓨팅 BMT(벤치마킹 테스트)를 시작했으며 올해 안으로 연구소와 전산교육장에 시범운영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