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 가상화로 시작한 금융권 가상화가 데스크톱 가상화와 애플리케이션 가상화로 확대되고 있다. 클라우드 환경 구현을 위한 전략으로 가상화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각 가상화 별로 금융권의 가상화 동향은 어떠한지 살펴봤다. 류호성 hs_ryu@biziton.com 클라우드컴퓨팅 환경 구현을 위해 금융권에서 가상화 도입이 증가하고 있다. 서버 가상화뿐만 아니라, 데스크톱 가상화와 애플리케이션 가상화 등 다양한 형태의 가상화가 도입되고 있다. 아직 유닉스 서버 가상화에 대한 기술 성숙도나 데스크톱 가상화의 초기 투자 비용으로 인해 도입을 주저하는 기업이 일부 있긴 하지만, 대다수는 이미 가상화를 도입했다. 금융기업 90% 서버 가상화 도입 지난 금융위기로 인해 금융권에서는 비용절감에 대한 요구가 크게 증대됐고, 이와 함께 가상화 기술이 발전되면서 x86서버에 대해 서버 가상화를 도입하는 기업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은행과 증권사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효 VM웨어 이사는 “제1금융권과 2금융권에서 서버 가상화를 한 곳은 약 90% 정도”라며 “많은 금융기업들이 x86서버 위주로 서버 가상화 기술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x86서버는 운영과 개발업무에 집중돼 있는 서버로 메인 업무는 주로 유닉스와 메인프레임 서버로 이뤄져 있다. 아직 금융권에서는 메인 서버를 가상화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원대 대우증권 시스템관리부 팀장은 “메인 업무를 단일 서버에 놓고 운영시 장애가 나면 모든 업무가 중단될 수 있는 위험이 있어 트레이딩 업무 같은 메인 업무에 가상화를 도입하는 것은 아직까지 무리”라고 말했다. 또 유닉스나 메인프레임 가상화는 기술 성숙도가 낮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효 이사는 “x86서버는 하드웨어 성능에 관계없이 모두 가상화가 적용가능 하지만 유닉스나 메인프레임은 메모리 문제로 인해 아직 파티션 기능만 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가상화 기술을 도입하는데 한계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파티셔닝을 통한 가상화라도 금융권에서는 유닉스 서버 가상화가 많이 진행됐다. 최근 기업은행은 293대의 유닉스 서버를 40여대로 줄이는 서버 가상화를 진행하고 있다. 기업은행 측은 기존 유닉스 서버 25~30대를 1대로 줄일 수 있기 때문에 x86서버뿐만 아니라 유닉스 서버 가상화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은 오는 2012년까지 서버 가상화 프로젝트를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이외에도 농협, 씨티은행, 대신증권, 현대증권 등이 현재 유닉스 서버 가상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데스크톱 가상화 확산, 초기 비용은 과제 가상화 업계에서 데스크톱 가상화의 시장 전망은 밝은 편이다. 지난해 데스크톱 가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해라고 한다면 올해부터는 점차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데스크톱 가상화 시장이 2000억원 가량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VM웨어, 시트릭스 등 기존 가상화 기업뿐만 아니라, 삼성SDS, LG CNS, SK C&C, KT 등 대형 IT서비스기업들이 데스크톱 가상화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나섰다. 금융권에서도 일부 금융기업들이 데스크톱 가상화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08년 연수원 PC 150대를 데스크톱 가상화 기술로 구현해 효과를 경험한 뒤 지난해 본사 일부 업무에도 데스크톱 가상화를 확대 적용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고객센터에 상담용 PC 300여대를 씬클라이언트로 교체하는 가상화 작업을 실시했다. 모든 정보를 중앙 서버에 담고, 상담원들은 책상에 모니터만 놓은 채 근무를 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했다. 기업은행 측은 정보보호 기능이 더욱 좋아졌고, 발열량 감소와 소음감소로 근무 환경이 대폭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농협 역시 지난해부터 전국에 있는 고객센터에 순차적으로 데스크톱 가상화를 구현하고 있다. 서울, 광주 등 고객센터의 500여대 PC에 가상화를 도입하고 있다. 농협 측은 고객센터의 PC가 문제가 생기면 상당한 업무 차질이 발생하기 때문에 상담원들의 PC를 관리하기 힘들어 가상화 도입을 검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금융권에서는 데스크톱 가상화가 고객센터와 연수원 등에 구축되고 있으며, 효과가 입증돼 주요 업무에도 확산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데스크톱 가상화를 도입할 때 항상 제기되는 문제는 비용이다. 도입하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초기 투자 비용이 비싸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데스크톱 가상화를 통한 효과는 알지만, 초기 투자 비용 때문에 경영진을 설득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한다. 이에 대해 김성균 시트릭스 부장은 “많은 고객들이 PC 1대 구매비용 대비 가상화 PC 1대 구축 비용으로 단순 비교를 함으로써 ROI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사실 물리적인 교체 및 구축비용 외에도 구축 이후 데스크톱 관리 및 운영비용, 애플리케이션 관리 및 운영비용, 그린 IT 비용, 업무 생산성 비용, 보안 사고에서 발생하는 보안 비용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 및 정성적 비용까지 포함해야 하기 때문에 기회손실 절감 비용효과를 ROI에 포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험, 애플리케이션 가상화 선도 애플리케이션 가상화는 사용자가 애플리케이션을 PC나 노트북에서부터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리적 환경에서 사용하려고 할 때 소프트웨어를 일일이 다 설치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금융권에서는 보험사들이 이런 애플리케이션 가상화 도입을 주도하고 있다. 영업직원들에게 지급되는 노트북을 태블릿PC로 대체하려는 보험사들이 증가하면서 태블릿PC를 애플리케이션 가상화 기술로 구현하고 있다. 이미 LIG손해보험과 한화손해보험은 애플리케이션 가상화 기술로 구현을 완성했다. LIG손해보험 관계자는 “애플리케이션 가상화를 통해 영업직원이 외부에 나가서도 내부 PC를 활용하는 것처럼 똑같은 환경 구현이 가능해 원활한 영업이 가능하다”라며 “앱 개발 방식보다는 애플리케이션 가상화가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타 보험사들도 이런 애플리케이션 가상화 도입에 관심을 갖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태블릿PC 보급이 확산되고 애플리케이션 가상화 효과가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 많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