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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자가 아닌 주도자가 돼야
류호성 hs_ryu@biziton.com
이제 기업에서 IT는 경영 혁신의 도구로 인정받고 있다. 기업들은 IT를 통해 기업의 효율성을 강화하고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활용하고 있다. 많은 CIO들도 기업에서 IT가 없으면 운영이 안 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말 CIO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1년 IT 전망 설문조사에서 ‘당신의 기업 내 IT부서 위상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가’를 묻는 질문에 77.2%의 CIO가 업무 지원 부서라고 응답했다. 반면 업무 혁신 부서라고 응답한 CIO들은 19.2%, 신사업 창출 부서라고 응답한 CIO는 3.6%에 불과했다.
금융, 공공, 제조 분야 등 분야별로 분류해 봐도 업무 지원 부서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그동안 기업에서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던 CIO들의 솔직한 답변에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CIO들은 ‘현실’을 답했다.
기업 내에서 IT부서원들을 컴퓨터 수리를 하거나 데이터센터의 서버를 만지는 사람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은 많이 줄었겠지만 아직도 IT는 지원이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IT가 현업보다 앞서 전략을 제시하고 혁신을 주도하는 일은 아직도 이상적인 일이라는게 안타깝다.
이런 원인은 그동안 IT부서가 지원자로서 역할만 해온 영향이 크다. IT가 기업 경영에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지만, IT에서는 그것조차 지원이라고 생각하면서 서포터 역할을 하는데 충실했기 때문이다.
이런 IT 위상의 문제는 IT부서 편재에도 영향을 미친다. CIO를 두고 독자적인 독립부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관리부서의 산하 부서로 위치하게 될 수 있다.
또 CIO의 위상도 지원 부서에서의 임원이면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기업 내에서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빠짐없이 참여를 하는 것이 아닌, 현업이 요청하면 그것을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면 위상은 자연스럽게 낮아질 수밖에 없다.
전문 영역의 수장인 CIO 교체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이도 기업 내에서 CIO 위상 그리고 IT 위상이 어떠한지 가늠할 수 있는 잣대이기 때문이다.
2011년은 새로운 IT 이슈로 IT 부서에 많은 과제들을 던져주고 있다. 모바일, 태블릿PC, 클라우드 등은 기업 경영에도 중요한 과제이다. 이는 IT부서가 지원자가 아닌 주도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 새로운 도전과제에 기업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고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하는지 IT가 먼저 제시하고 이끌어 간다면 한순간에 ‘역전’도 이끌어 낼 수 있다.
새해에는 기업에서의 IT가 지원자보다는 혁신 주도자로서 인정받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