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1 (토)
빅데이터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예전보다 달라지고 있다. 첫 포문은 정부의 일자리 창출과 공공 서비스 강화를 목적으로 공기업에서 빅데이터 구축에 대한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특이한 것은 금융기업에서도 슬슬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기업에서 은행과 증권분야는 아직까지 빅데이터에 대한 비즈니스 목적과 활용성에 많은 의문을 제시하고 있지만, 일부 카드사와 보험업계에서는 예전과는 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신한카드는 투이컨설팅의 이그나이트 Y세미나를 통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 이탈 예측률을 68.4%까지 적중시켰다”는 내용에 대해 발표한 바 있다.
비정형 데이터를 정형화함으로써 분석모델에 적용해 이탈 예측 고객들을 예상했다는 설명이다. IBK기업은행도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상에서 은행 이미지와 활동 등에 대한 긍정 및 부정 등 고객감성을 분석해 마케팅과 은행 평판관리에 활용하고 있다. SC은행은 데이터 요건을 정의해 분석한 고객정보를 영업점에 제공함으로써 영업 성공률을 높이고 고객 이탈 방지에 활용하고 있다.
비교적 빅데이터 활용에 관심이 많은 분야가 보험업계다. 최근 경기 불황에 따라 의도적으로 보험금을 불법으로 타내려는 개인들의 움직임이 있어, 사기방지를 위한 리스크관리 분야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카드업계가 비교적 고객 마케팅과 고객접촉에 다양한 경험이 있어, 이를 빅데이터를 통해 활용하고자하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 업계의 사기방지를 위한 빅데이터 활용도 최근 경제적인 불황속에 기업들이 자사의 위험요소를 제거하기 위한 수단으로 고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은 빅데이터 프로젝트 활성화를 위해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지만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 있다.
빅데이터를 추진하는 주체에 대한 것이다. 과거에 CRM을 추진했던 경험이 있던 기업이라면 프로젝트 실패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을 것이다. 많은 요소들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프로젝트 당사자와 ROI에 대한 검증 부분이다. 사실, 은행 및 증권업계에서 빅데이터에 대해 주저하는 이유는 실효성과 구체적인 ROI가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ROI와 프로젝트 실패의 가장 주된 요소는 주체가 되는 ‘사람’이다. 빅데이터의 주요 관리자는 현업, 그중에서 마케팅 담당자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의 마케팅을 이끄는 마케터의 적극적인 참여가 없으면, 프로젝트는 ‘무주공산’으로 그칠 우려가 있다. 데이터를 직접 다뤄보고, 루프 사이클 형태의 선순환 고리의 마케팅 경험이 쌓여 새로운 경험과 지식을 창출하는 것이다.
이것은 그대로 기업의 자산이 되며, 핵심 가치가 될 수 있다. 이런 마케터를 양산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에서 유기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빅데이터 마케팅부서’ 혹은 ‘빅데이터 부서’와 같은 전문적인 조직이 필요하다. 조직이 필요한 이유는 프로젝트가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인 실험을 통해 확신을 갖고 일을 추진할 수 있는 구심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의 상황과 CEO의 정책이 바뀌면서 기껏 구축해 놓은 부서가 자칫 연속성을 잃고 ‘용두사미’로 그칠 우려가 있다. 적어도 빅데이터를 고민하는 기업이라면 이런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다행히 빅데이터를 추진하는 기업에서는 분석한 경험을 가지고 업무에 적용하기 위한 전사 조직의 협의체를 운영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업뿐만 아니라, 관련 부서들의 유기적인 협조를 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국내 빅데이터 프로젝트에 대한 새로운 움직임이 하나의 성공모델을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