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시대, 기상기후자료 융합으로 도전하다

이재원 기상청 기상자원과장 jlee99@korea.kr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들이 아닌가 생각된다. 과거서부터 즐겨오던 비빔밥을 통해 혼합된 맛의 융합을 느끼고, 1980년대 초반, IT와 예술은 물과 기름처럼 합쳐질 수 없다는 생각의 벽을 허문 백남준의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미가 있었으며, 새롭게 대두된 플랫폼의 직관적 특성을 버스환승센터에 적용한 편의성의 힘, 그리고 자료의 활용을 통해 실생활에 적용한 통찰력의 끼를 발휘한 유주완의 서울시 버스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렇듯 콜럼버스의 달걀과 같이 경탄할 만한 것들이 우리 주변에 있는 것이다. 이제는 기상기후자료를 이용한 사회경제자료를 융합하는 방법으로서, 무릎을 치며 경탄할 만한 데이터의 융합을 생각해 보려 한다.
세상은 하룻밤 자고 나면 변하는 초고속 시대로 변모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월드와이드웹이 생활화되면서 2000년대 정보화시대를 누렸다.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는 창조경제시대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단순 기술 중심에서 기술과 합쳐진 지식기반의 창의력이 원동력이 되고, 산업의 주축이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콘텐츠, 데이터로 이동하며, 인재양성이 양적확대에서 질적성장과 통섭적 창조성에 초점에 맞춰지며, 네트워크 중심이었던 인프라에서 플랫폼과 데이터가 주요 요소로 부상했다. 바로 요즘 회자되는 창조경제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창조경제는 창조와 경제의 복합어이다. 창조는 창의적 아이디어(idea), 경제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가치추구의 실행전략(strategy)으로 해석해 보려한다.
우리나라는 정부 3.0으로 공공정보의 전방위 개방을 통해 모두가 자유롭게 정보를 이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기상청은 관측자료, 예보자료, 기상지수 등 자체 생산 자료와 수집 자료 대부분을 공개해 정보 공개 비율이 79.3%에 이르며 향후 지속적으로 공개 비율을 높여갈 계획이다. 이렇듯 활용도가 높고 다양한 정보 공개의 배경은 혁신적인 4가지 전환이 있기에 가능했다.
첫째, 기본 자원 서비스에서 응용 자원 서비스로의 전환이다. 기상청은 신문과 방송에서 단순 일기예보 위주의 기온, 강수량 정보 등을 자외선지수, 가뭄지수 등 생활과 산업에 응용할 수 있는 지수를 개발해 제공하는 것으로 확대했다.
둘째, 전통 서비스에서 개량된 서비스로의 전환이다. 비가 많이 온다거나 기온이 높다는 등의 정성적인 예보 서비스에서 수치로 정량화된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셋째, 정적 서비스에서 동적 서비스로의 전환이다. 일 4회 발표하던 일기예보는 일 8회로 세분화했고, 동네예보와 초단기예보를 도입해 매시간 새로운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2011년에는 스마트폰용 기상청 날씨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이며 콘텐츠 변화 추세에 발 빠르게 대응했다.
넷째, 자연 자원 서비스에서 융합 자원 서비스로의 전환이다. 순수 기상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하던 기상산업을 날씨보험과 같은 신사업을 개발·확대했다.
이와 같은 혁신이 가능했던 이유는 기상청이 가진 빅데이터를 제공할 인프라가 갖춰졌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기상청 홈페이지에서는 예보, 특보, 일기도, 위성, 레이더, 각종 지수 등 23종의 기상자료의 검색과 내려받기가 가능하고, 기상청 민원센터와 전자민원센터에서는 기상 관련 증명·자료를 받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131기상콜센터를 통해 연중 24시간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국가정보화에 발맞춘 기상기후서비스의 방향은, 더 나은 미래, 창조경제, 국민행복으로 요약할 수 있다. 여기서 먼저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기상기후와 사회경제자료를 이용해 기상기후 변화 메커니즘을 발견하고 미래를 예측해 기후변화의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선제적 대응해 또 다른 변화 메커니즘을 발견하는 선순환 체계를 생각할 수 있다. 창조경제를 위해서는 융합된 자료를 분석하기 위한 기술을 탐색해 기상기후에서 파생되는 일자리를 창출해 신성장 동력의 기상기후 융합의 응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도 있다. 마지막으로 국민행복을 위해 기상기후자료와 사회경제자료를 통해 현안을 발굴해 현안해결 서비스를 개발해 맞춤형 서비스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이 자료분석 활용은 변화 메커니즘 발견에서 급부상한 기술을 활용해 현안발굴로 이어지는 서비스가 이룩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사회의 이슈는 기상기후자료의 개방, 활용, 융합을 통해 우라 사회 지향점인 행복, 희망, 공존, 신뢰, 복지 사회가 될 것이다.
기상청은 이를 기반으로 타 분야와 칸막이 없는 융합을 이뤄가고 있다. 이미 2013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를 비롯해 과학기술위성 2호(나로호) 발사 등에 기상정보서비스 지원단을 파견해 업무를 지원했다. 이뿐만 아니라 2104년 인천 하계 아시안게임과 함께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 IOC)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경기장별 상세기상자료와 스마트폰용 기상지원시스템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기상과학과 타 산업을 융합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의료 서비스를 결합한‘U-헬스케어 서비스’와 에너지 분야와 결합한‘에너지 감축 스마트 웨더 서비스’의 시범 사업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기상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이 융합기술은 앞으로 농업, 산림, 환경, 보건, 관광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와 결합해 신산업 발굴이 가능하다.
는 것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농업분야를 생각해보면 기상청에서 구축한 기상기후자료를 1차 독립변수, 일반적으로 고려되는 농업에 관련된 자료를 2차 독립변수로 구축된 모형을 이용해 이해당사자가 고려하는 3차 독립변수를 적용해 구축된 모델로부터 오픈 플랫폼에서 이해당사자가 원하는 해답을 얻고자하는 것이 기본 아이디어이다. 말하자면 농업정책가에게는 대상작물의 과거 기후경향으로부터 의사결정을 하도록 도와줄 수 있고, 농업 생산관련자료를 3차독립변수로 입력해 가시화하고, 알리미 역할을 해주며, 기상기후에 맞는 대상작물을 제시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농부에게는 1991년부터 현재까지 기후자료 이슈를 통해 유사한 해를 찾아 해당하는 사회경제 이벤트를 제시해 대비 및 대처능력에 도움을 줄 수 있게 될 것이다.
기상청은 기상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창의적인 신사업 발굴과 신규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상기후산업을 집중해 육성할 것이다. 더 나아가 민간이 능동적으로 기상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서비스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기상청은 빅데이터의 거인이 돼 대한민국의 콜럼버스의 달걀과 같은 창의와 혁신 속에 우뚝 설 수 있도록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다.

이재원 1985.2 연세대학교 천문기상학과 학사(BS) 1987.2 연세대학교 천문기상학과 석사(MS) 1997.12 미국 University of Missouri-Columbia 대기과학과 박사(PhD) 1988.9~1992.7 기상청 기상위성담당 1998.1~1999.2 미국 University of Missouri-Columbia 대기과학과 박사급연구원(Post-Dr) 1999.3~2007.5 기상청 기상사무관 2007.5~현재 기상청 기상청 기술서기관 (현재 기사자원과장) 2002.3~2007.5 이화여자대학교 과학교육과 출강 2006.3 대통령 표창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