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보험 부정수급 방지

근로복지공단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8개월간에 걸쳐 종합위험관리시스템(TRMS)을 구축해 현재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공단은 산재보험 사기로 인한 각종 사고발생이 증대됨에 따라 부정수급을 효과적으로 예방 및 적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
현재 공단내 보험사기방지예방 전담조직인 ‘부정수급조사부’가 이 시스템을 통해 사전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며, 시스템 구축 후 예방활동이 강화됨에 따라 부정수급액이 크게 감소하는 등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게 공단측 설명이다.

연보라 기자 bora@ciociso.com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3월 종합위험관리시스템(TRMS: Total Risk Management System)을 구축 완료했다. TRMS는 컨설팅(위험지표, 프로세스 분석), 사기방지, 상시감시, 온라인 예방처리 등을 포괄하는 개념의 시스템으로, 산재보험의 보험사기 방지를 위한 사전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공단 측은 보험사기로 인한 각종 사고발생이 증대됨에 따라 보험사기 예방 및 적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게 됐다.
특히 산재보험은 가입(당연가입), 무과실 책임, 보험료 납부 주체(사업주 부담)와 수급권자(근로자 등)의 상이 등 민영보험과는 많은 차이가 있기에 위험관리를 위한 별도의 조치가 필요했다. 사업자, 근로자, 요양기관 등 이해당사자가 많아 조직적 공모에 의한 보험금 사기 가능성이 상존하는데다, 근로자 또한 유일한 생계수단으로 부정수급에 대한 유혹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시스템 구축 전에는 부정수급 분석 및 예방이 시스템화 돼있지 않아 조사자의 경험이나 노하우에 의존해 수행돼 오고 있었다. 이에 부정수급 적발을 위한 사후 조사는 인적, 시간적인 투입이 요구됐으며, 전문화된 시스템 부재로 인해 주로 제보 위주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던 한계가 있었다. 이에 보험재정 누수를 최소화해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고 부정수급 적발률을 높여 대내외 신뢰도 향상은 물론 준 조세적 산재보험의 선량한 가입자를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프로젝트가 진행된 것이다.
더불어 기금운용에 대한 인식제고를 위해 보험위험관리 및 부정수급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선진 IT 기술을 활용해 보험사기 방지, 재정건전성과 대국민 신뢰강화를 위해 도입하게 됐다는게 공단 측 설명이다.

근로복지공단은 우선 부정수급방지시스템(FDS, Fraud Detection System) 구축을 위해 부정수급 시나리오 구성에 착수했다. FDS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의 다양한 조합을 통해 산재보험부정수급 의심자를 추출하고 이상징후를 분석해, 다양한 유형의 보험사기를 예방하고 조직적인 사기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공단은 1차적으로 부정 수급사례 및 감사 적발 현황 분석 등을 통해 단일 시나리오를 발굴한 후 단일 시나리오들을 둘 이상으로 묶어 복합 시나리오를 구성했다.
또한 산재보험업무 특성을 반영해, 정부정책 및 제도가 변경되거나 데이터 증가함에 따라 사기방지 모델을 변경 하거나 신규 모델을 적용해야 하더라도, 변경 및 적용이 용이하도록 발생 패턴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공단 측은 외부 이해당사자들에 대한 부정수급 리스크를 통한 사전예방은 물론, 상시모니터링시스템을 구축해, 내부 직원들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사후적발 기능까지 포함해 부정수급 전반에 걸친 시스템을 구축했다. 공단은 단기간 프로젝트 완성을 위해 프로토 타입 방식으로 추진했으며 2~3차례 워크샵 등을 통해 사용자 요구사항을 반영해 개발했다.
그러나 개발 완료 단계에서 공단 고유의 업무와 다소 상이하게 설계되거나 실무부서의 요구사항이 일부 변경된 관계로, 시스템 오픈일이 계획보다 한 달 보름가량 늦어지게 됐다. 이에 공단 측은 “발주자와 사업자가 룰 적용에 대해 재점검했으며, 업무파트뿐 아니라 IT 분야 담당자가 함께 모여 요구사항에 대해 명확하게 재정의 하고 반복적인 테스트를 통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도입 후 부정수급액 크게 감소

새로 구축된 부정수급방지시스템은 공단 내 보험사기방지예방 전담조직인 ‘부정수급조사부’에서 사전 모니터링에 활용하고 있다. 시스템 구축 후 예방활동이 강화됨에 따라 부정수급액이 크게 감소하는 등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공단 측 설명이다.
공단은 TRMS 구축과정에서부터 이미 장해급여 중복수급 의심사레를 추출해 조사한 결과 부정수급자로 적발한 바 있다.
또한 구축된 시스템을 통해 산출된 리포트 는 2000여 건에 달하는 요양기간 중 피보험자격 취득이력이 있는 자에 대한 휴업급여 부정수급 여부 등의 기획조사로도 활용 했다.
공단 측은 “다양한 시나리오들을 발굴하고 반영하는 한편, 내부의 효율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근로복지공단의 대 국민 신뢰성 강화에 한 발 앞장 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단 측은 TRMS를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능화된 룰 기반 시나리오 관리를 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시나리오를 공모, 개발해 업그레이드 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내·외부 데이터를 확보해 부정수급 데이터의 정확도를 향상시키는 한편, 시스템 관점의 위험관리 기법 창출 및 사고예방을 포함한 사고관리체계 확장 등으로 위험관리관점의 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구축 목적과 목표 명확히 해야”

전담인력이 없는 상태에서 기존 업무와 병행해 시작한 사업인 만큼 구축 과정이 힘겨웠던 것이 사실이다. 또한 산재보험 업무가 워낙 복잡하고 어려운 업무인데, 초반에 이에 대해 충분히 숙지하고 진행되지 못함에 따라 구현된 시스템이 업무와 일부 맞지 않거나 기존의 요구사항이 변경되는 등으로 인해 어려움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업자가 관련 시스템 구축 경험이 많은데다, 워크샵 등을 통해 전반적인 재점검 및 변경 요구사항에 대한 재설계를 하는 등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성공적인 오픈을 할 수 있었으며, 현재도 정상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다. 관련 시스템 구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다들 알고 있는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시스템 구축 목적과 목표를 정확히 알고 사업이 시작 돼야 한다는 것이다. 발주자뿐 아니라 사업자도 해당기관에 대한 업무를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 또한 이해당사자들에 대한 업무는 겸직 이 아닌 전담으로 구성돼야 하며, 특히 실무전담자는 업무노하우가 풍부한 직원이 투입돼야 성공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