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분야를 넘어 유통전문 기업으로 탈바꿈한다

한샘은 지난 41년간 우리나라 주거 환경을 주도하며 국내 1등 부엌가구 전문 회사로 발돋음했다. 싱크대라고 통칭되던 부엌가구시장에 ‘시스템키친’, ‘인텔리전트키친’을 도입하며 새로운 부엌문화의 장을 열었던 한샘이 또 한 번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기존의 가구 제조와 B2B 가구 공급 중심의 기업형태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유통전환으로 새로운 시장을 구축하고 있다. 대한민국 부엌가구 1등을 넘어 동북아 최고의 기업으로 발돋음하려는 한샘의 전략을 김태욱 한샘 정보화추진실 이사를 만나 들어봤다.

양광수 기자 ksyang@ciociso.com

한샘은 2009년부터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기존의 제조중심의 기업형태에서 유통분야를 추가해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온라인몰, 직매장, 홈쇼핑 등 다양한 유통채널이 추가되다보니 IT 시스템도 그에 걸맞게 성장해야 했다. 한샘은 이를 위해 정보기획팀, 정보운영팀, 물류정보팀으로 세분화했다.
정보기획팀은 기획과 예산, 거버넌스 이슈, 모바일 지원 등을 목표로 전사의 총괄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정보운영팀은 다양한 온라인 몰, 특판비즈니스, 인프라운영 등 기업의 운영에 전반에 걸친 효과적인 IT 지원을 담당한다. 마지막으로 물류정보팀은 한샘의 물류흐름을 담당하는 총괄책임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통합물류시스템을 2014년까지 완료 예정 중에 있어 오이도에 위치한 한샘 5공장부터 통합물류시스템을 지원할 계획이다.
SI, 컨설팅기업 등을 두루 거친 김태욱 이사는 2009년부터 한샘의 정보화추진실을 총괄하며 다양한 직무경험을 통해 한샘의 글로벌 진출을 가장 선두에서 모색하고 있다.

▲ “한샘은 고객정보를 분석하고 활용하기 위한 통합멤버십과 핵심고객정보시스템을 올해 10월을 목표로 구성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판매에 대한 리포팅과 평가가 가능해져 그동안 각 거래처간 막혀있던 거래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김태욱 한샘 정보화추진실 이사

한샘은 제조중심의 기업이라 직매장을 제외하고는 고객정보라 불릴만한 정보가 전무했다. 그러나 최근 유통회사로 변모하기 위해, 고객정보를 분석하고 활용하기 위한 통합멤버십과 핵심고객 정보시스템을 올해 10월을 목표로 구성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판매에 대한 리포팅과 평가가 가능해져 그동안 각 거래처간 막혀있던 거래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김태욱 이사는 “부엌제품을 구매한 고객이 포인트로 온라인 매장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하고, 백화점에서 구매한 고객이 부엌매장에서도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게 됐다”며 “이를 통해 온라인, 오프라인 매장을 아우를 수 있는 크로스 마케팅이 가능하도록 IT가 지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샘은 앞으로 통합멤버십과 핵심고객 정보시스템과 함께 빅데이터를 연동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에 구축했던 CRM과 함께 인터넷, SNS의 데이터까지도 고객의 니즈를 분석해 전략적으로 시장장악력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 한샘 측은 예측하고 있다.
통합 물류 시스템도 2014년 목표로 구축완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최근 한샘의 물류가 눈에 띄게 증가해 오이도에 새로운 물류창고(한샘 5공장)를 구축함과 동시에 통합적 물류 배송이 가능할 수 있게 시스템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현행 온라인은 온라인대로, 오프라인은 오프라인대로 따로 처리되던 데이터를 통합해 시공 및 물류배송까지 일괄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한 것이다.
또한 한샘은 2009년부터 모바일의 중요성을 인지하며 지속적인 지원을 모색하고 있다. 한샘의 경우 영업, 물류, 시공, AS까지 제조공정이 매우 길고 복잡하다.
이같은 제조공정의 효율성 제고와 현업의 업무지원을 위해 모바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했다. 모바일 지원이 가장 필요한 AS 모바일, 부엌시공 모바일, 인테리어시공 모바일을 이미 도입하고 있고, 올해 말까지 직매장에서 태블릿을 통해 영업을 지원하는 영업지원 모바일, 또 시공분야를 전체를 지원하는 모바일 오피스도 구축 중에 있다.
김 이사는 “모바일 오피스의 경우 2009년부터 ‘우선 AS부터 시도해보자’라는 작은 시도부터 시작해 현재는 전사로 확대되고 있다”며 “도입된 부서로부터 좋은 반응이 있으니, 다른 부서에서도 모바일 지원에 대해 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고 말했다. 빅뱅으로 모바일 오피스를 도입하기 보다는 매순간마다 필요한 프로젝트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새로운 프로젝트를 이끌어 가는 것이 한샘만의 IT 전략으로 손꼽힌다.

최근 김태욱 이사는 IT 자체에 대한 이슈와 IT를 비즈니스와 연동시킬 방안에 대한 이슈를 고민하고 있다. 우선 IT 자체의 이슈로서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분쟁을 가장 우선시 하고 있다. 기존 시스템 유지보수와 관련해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이 중심이 돼 라이선스 감사를 점차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샘은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분쟁에 대응하기 위해 정보기획팀을 강화했다. 전사의 소프트웨어 사용현황을 미리 파악하고, 라이선스 지불에 합리적으로 대응하고자 하고 있다. 또한 한샘은 올해 8월 가상화를 통해 서버를 40%이상 감축했다. 이를 통해 라이선스에 대한 관리 이슈를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IT와 비즈니스를 연동하고자 하는 방안도 김 이사의 고민이다. 특히나 신기술에 대한R&D나 추가적인 탐색이 필요한데, 이전까지는 IT 부서의 역할이 지원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한샘에 맞게 최적화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또한 이를 기존의 IT 프로세스에 맞게 인소싱을 통해 개발할지, 아니면 새로운 출발점에서부터 아웃소싱을 통해 개발할지에 대한 고민부터 운영, 기획전략, 개발적용까지 영업환경의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해결점을 모색하고 있다.
김 이사는 “최근의 IT 개발은 빅뱅을 통한 개발보다는 단계별로 진행되는 프로젝트가 많아졌다”며 “ISP를 통해 IT 로드맵 수립하는 동시에 새로운 IT 기술을 발굴하며 한샘의 미래전략을 지원하는 것이 CIO로서 가장 큰 숙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IT역할 현장에서 찾아야

“IT 부서는 현업을 지원하는 것에서 그쳐야 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을 위해 현업부서와 협업하거나 현업을 이끌어야 한다”
김태욱 이사는 IT 부서가 아직도 업무지원에 그치는 것을 경계했다.
한샘은 기업내 비합리적인 IT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지 검토하고자, 전사 PI 회의체를 통해 월마다 CEO에게 현업의 주요 이슈와 한샘 IT현황을 보고 한다. 또한 격주마다 CIO와 CFO와 함께 전사 이슈를 살펴보고 개선 가능한 시스템을 개선하고 반드시 필요한 이슈를 우선적으로 처리하는 협의체제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IT 투자를 자제하고, 보다 우선순위가 높은 IT 분야에 투자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IT 부서 내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 있는 현업직원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 듣고, 그것을 개발에 반영하고 있다. 특히나 간담회를 통해 아이디어 창출과 현업과의 협업을 통한 니즈(Needs)를 발굴하는 것이 IT 부서의 역할이라고 김 이사는 강조한다.
그는 “한샘에서 IT를 사용하는 것은 현장에서 근무하는 현업종사자라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며 “현업부서가 IT의 어떤 기능을 필요할지에 대한 고민이 바로 IT의 역할이다”고 말했다.

글로벌 진출을 위한 IT 인재 양성

한샘은 국내 부엌가구 1위업체로 ‘한국의 한샘’에서 ‘세계 속의 한샘’을 지향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외향적인 성장을 이뤘고, 제조업에서 유통업으로의 전환을 모색하며 글로벌 진출의 토대를 닦아왔다.
특히나 중국과 같이 동북아 지역 내에서 부엌, 가구, 건축자재에 이르기까지 확장하기 위해서 IT의 지원은 필수다. 여럿 유통채널이 증가하면서 이런 추세는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샘은 내부 IT부서의 역량강화를 모색 중에 있다.
다수의 기업이 IT지원을 SI업체에게 위탁하는 아웃소싱이 증가하고 있지만, 한샘의 경우 인소싱 비중을 늘리고 있다.
김태욱 이사는 “세계적인 가구기업을 살펴봤을 때, 인소싱을 통한 IT지원이 필수적이다”며 “아웃소싱을 통해 IT 지원이 이뤄진다면 시시각각 변하는 IT 트렌드에 둔감해 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한샘은 IT 부서의 내부 역량강화를 위한 SI업체에 준하는 교육과 정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2014년까지‘인재커리어로드맵’을 통해 개인의 역량뿐만 아니라 기업 목표를 수행을 돕기 위한 지원을 하고 있다. 가령 부엌분야의 개발을 담당하던 직원이 인테리어분야로 이동하거나, SAP분야를 지원하다가 온라인을 지원하는 식의 역량강화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각종 IT분야의 자격증 취득에 대한 지원을 일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인사부서와 C레벨 임원들의 협의로 교육과 세미나를 통해 부서 내 자체 역량에도 힘쓰고 있다. 또한 IT 부서 팀장 교육과정에서 IT 신기술에 대한 교육도 점차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 이사는 “한샘은 최근 몇 년간 제조분야뿐만 아니라 유통, 온라인에서의 외향적인 성장이 있었다”며 “유통과 온라인은 IT 없이는 진출이 불가능한 영역으로 IT를 신 성장동력원으로 삼고, 현업을 든든하게 지원해야 앞으로 해외진출에 있어 더 많은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