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활용해 IT 활로 만들겠다”

동부제철은 국내 어느 B2B 기업보다 경영 효율과 생산성이 높은 조직 중에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는 경영지원실 내 전략기획팀도 마찬가지이다. 최소의 자원으로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동부제철 전략기획팀의 과제인 것. 이를 위해 동부제철은 빅뱅 프로젝트를 작은 단위의 프로젝트로 나눠 단계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특히 IT 인프라 측면에서 모빌리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회사 내부에 보급하고 있다. 또한 5개년 정보화 전략 계획(ISP)을 통해 전사 정보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하고, 모든 시스템과 개선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동부제철에서 IT 기획을 총괄하는 정철환 파트장을 만나 최근 이슈와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양광수 기자 ksyang@ciociso.com

IT 위상 제고, IT가 나서야 한다

“IT가 기업의 핵심역량인가 아닌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정철환 동부제철 경영지원실 전략기획팀 파트장은 현재 IT업계에 나타나는 IT 위상에 대해 화두를 던지며, 현재의 상황을 짚었다.
IMF 이후 IT에 대한 투자비중이 적어진 상황에서 최근 몇 년간 현장산업에서 경기침체로 IT프로젝트에 대한 대규모 지원도 미뤄지고 있다.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IT가 기업의 핵심경쟁력으로서 활약할 수 있지만, 오늘날 모든 기업이 IT를 다루고 있는 상황에서 남들과 같은 프로그램과 솔루션을 이용해서는 경쟁력이 없다. 지금이야말로 IT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IT 부서가 스스로 새로운 시도를 모색해야 할 때이다.
정 파트장은 “프로세스는 시간이 지날수록 효율적으로 변화하는데, 시스템도 그에 발맞춰 변화해야한다”며 “시스템을 살아있는 유기체로 보고 회사 전반의 프로세스와 최적의 융합을 이룰수 있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부제철에선 이를 위해 전사의 프로세스를 재점검하고 IT 시스템과 최적의 융합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 방법의 일환으로 데이터 분석을 통한 통찰력의 발견을 중요요소로 인지해, 2010년부터 대대적인 BI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단순히 패키지를 도입에 만족하지 않고, 데이터 분석의 수준을 높이고 응용분야를 확대하기 위한 동부제철만의 커스터마이징에 노력한다는 것이 정 파트장의 계획이다.

동부제철은 원활한 업무지원을 위해 지난 2010년 모빌리티 프로젝트를 구축했다. 그룹웨어의 모바일 버전 보급으로 시작된 모빌리티 프로젝트는 단계적으로 업무 적용을 진행했다. 2011년에는 1단계로 기본적인 공통 업무의 모바일 지원 전략에 따라, 모바일 그룹웨어를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으로 확대했다. 또한 모바일 기기를 위한 원격 데스트탑 접속 인프라를 구축했다. 2013년 4월에는 2단계로 모바일을 현업 프로세스에 확대 적용하는 것을 추진해 영업, 고객관리, 품질 부분의 핵심 업무를 모바일로 지원하는 ‘스마트 동부’를 성공적으로 오픈했다. 모빌리티 프로젝트 1단계에서는 네이티브 앱방식으로 개발했지만, 2단계에서는 하이브리드 앱방식을 적용해 유지보수가 쉽고, 다양한 플랫폼의 사용이 가능해졌다.
정 파트장은 “‘스마트 동부’는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고객관리, 영업, 품질 등에 있어서 꼭 필요한 기능만 탑재했다”며 “그러나 구축 전,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사용자 경험(UX)를 반영해 사용자가 편하게 사용하고 단계적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는 합리적인 구축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단계적인 구축을 통해 투자를 하고 사용하지 않는 기능을 줄이는 동시에 주어진 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상황에 맞춘 업그레이드를 통해 점차 모빌리티 영역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 “‘IT가 과연 자사의 핵심 경쟁력인가?’라는 물음에 자문자답(自問自答)을 해보자. 만약 그렇지 않다고 생각된다면, 현재 그 회사의 IT 부서는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고 있을 공산이 크다.” 정철환 동부제철 경원지원실 전략기획팀 IT 파트장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보급으로 그 어느 때보다 모바일 오피스와 모바일 앱에 대한 현업의 관심과 이해도가 높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동부제철은 모빌리티 프로젝트를 비롯해 IT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서 별도의 교육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다만 프로젝트 도입 시 매뉴얼을 배포해 현업직원이 보다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게 진행하고 있다.
정 파트장은 “현업에서 사용하는 CRM, SCM, ERP는 모두 현업직원이 가장 다루기 쉽게 구축된 것”이라며 “IT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서 현업직원이 의견과 계획을 세우고, 개발부서에서 그것을 파악하고 구축하는 것을 궁극적인 방향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기업이 전략기획실에서 IT 프로젝트의 기획을 준비하고 있지만, 그 과정을 생략함으로써 사용자 경험에 기초한 IT 업무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통해 더 쉽고, 더 편리하며, 효율적인 프로젝트 진행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IT 부서는 현업직원들이 다룰 수 없는 보안과 기업 정보화 전략 계획(ISP)을 구축하며 거시적으로 전사를 이끄는 역할을 맡는다.
또한 새로운 IT 흐름을 읽어내고 그에 맞는 전략수정을 하는 것이 동부제철 전략기획팀 IT부서의 역할로 꼽힌다. 동부제철은 이미 2007년에 열연산업 진출과 관련해 외부컨설턴트를 통한 5개년 정보화 전략 계획 프로젝트를 실행, 6개월에 걸친 전사시스템 분석을 통해 기업비전을 만들고 IT 수립목표를 설정한바 있다.

빅데이터를 이용한 업무혁신이 필요

IT는 공기와 같아서 IT이 없이는 기업이 업무를 전혀 진행할 수 없지만, 평소에는 그것을 느낄 수 없다. 특히나 기업에서 필요한 업무지원 IT 프로젝트가 왠만큼 구축된 기업이라면 더욱 그렇다.
따라서 IT 부서도 기업의 역량강화와 매출신장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정철환 파트장은 그것의 일환으로 빅데이터를 꼽고 있다. 이미 동부제철은 통합공유시스템(EDMS)와 사내경영정보포털을 오픈하며 기존 경영자정보시스템(EIS)을 포함한 정형 리포팅 및 비정형분석시스템을대폭업그레이드한바있다. “IT 지원이 단순히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현업의 지원에 그쳐서는 안된다”며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해 기업에 이바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각 기업의 IT가 차별화되지 않는 현재 상황에서 IT 부서는 각 기업에 맞는 빅데이터 분석,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방법과 그것을 기업 경쟁력에 접목시키고자 하는 고민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이 IT가 나가야할 방향이자, IT가 현업에 유용한 통찰력을 부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정 파트장은 말한다. 그는 “어떤 기업이든지 현업부서의 성장 없이 IT 부서의 성장은 기대할 수 없다”며 “IT 부서도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회사가 지향하는 목표와 위상에 걸맞은 사내 IT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IT 부서는 비즈니스의 원활한 흐름에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하는 동시에 기업의 일원으로서 이윤창출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