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0 (금)
‘기자재 추적관리 IT시스템’으로 투명한 재고관리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 2월 기자재 추적관리 IT시스템을 구축 완료했다.
RFID 기술을 기반으로 구축된 이번 시스템은 모든 기자재의 입고에서부터 폐기 및 반출까지 이력을 추적할 수 있다.
특히 기존에는 기자재에 식별태그만 붙였다가 창고 반출 시 제거돼 재고관리가 창고 내에서만 이뤄졌던 데 반해, 새 시스템에서는 식별태그뿐 아니라, QR코드, 레이저 마킹, 금속태그 등 자재 특성에 따라 다양한 추적태그를 영구적으로 추가 부착함으로써 기자재의 라이프 사이클에 대한 관리가 가능해졌다.
연보라 기자 bora@ciociso.com
식별+추적 태그 영구 부착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최근 기자재 추적관리 IT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시범운영을 거쳐 지난달 7일 전사 운영을 개시했다.
새롭게 도입한 기자재 추적관리 IT시스템은 기존의 자재관리시스템, 정비관리시스템, 일반폐기물관리시스템, 반출입관리시스템 등을 연계해 기자재의 입고부터 폐기 및 반출까지 모든 이력을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 도입으로 자재 재고가 많이 줄어들어 자재관리비용이 많이 절감될 것으로 한수원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번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RFID 기술을 기반으로 구축됐다.
기자재 표면에 일련번호(QR코드)와 식별표를 부착하고 新 RFID 체계를 도입해 기존에 자재창고 내에서만 가능했던 재고관리가 창고 밖에서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한수원은 이미 7년 전 RFID를 기도입해 자재창고 내 입출고 관리 및 재물조사용 업무에 제한적으로 이용해 오고 있었다. 그러나 식별태그만 있었으며 자재출고 시 이를 제거해 자재창고 밖에서는 추적이 불가능했다.
이에 한수원은 식별태그인 RFID 태그뿐 아니라, 추적태그인 메탈태그, 레이저를 이용한 자재번호 마킹, QR코드 등 여러 태그방식을 도입, 자재표면에 부착해 폐기 시까지 영구 부착토록 했으며, 자재 설치 이후에도 기자재 정보를 휴대폰 및 PDA를 이용해 정보를 조회할 수 있게 됐다.
즉 기존에는 자재코드가 들어있는 RFID 태그만 있었다면 이제는 개별 기자재에 대한 시리얼 넘버까지 기입해, 개별 관리까지 가능해진 것이다
이광수 한국수력원자력 경영정보 팀장은 “전국 사업소마다 자재창고가 있는데, 여기에 납품하는 자재들이 80만 개에 달한다. 새로운 태그를 일일이 붙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토로하면서 “각 부품의 특성에 맞는 태그 방식을 적용해야 했으며 전파에 민감한 부품에는 레이저 마킹으로 직접 자재에 새기거나, 기판과 같이 부착이 까다로운 곳에는 특수본드를 이용해 태그를 부착했다”고 설명했다.
기자재 라이프 사이클 추적 가능
한국수력원자력의 기존 자재관리 체계에는 회사 ERP 시스템 내의 자재관리(MM)와 설비관리(PM)와의 자재정보 흐름이 단절되는 문제가 있었다.
또한 정비작업 완료 이후, 자재 사용내역이나 불용(폐기)처리 등 자재정산 절차가 없었던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결정적으로 지난해 발생했던 일련의 자재 관련 사건으로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자, CEO를 비롯한 경영진의 강력한 개선의지로 공사는 납품비리 방지 및 재고 최적화 관리를 위한 기자재 추적관리 IT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게 됐다.
이광수 팀장은 “이번 시스템 구축으로 한수원은 모든 자재의 라이프 사이클 전반에 대한 추적이 가능해졌다”며 프로젝트의 주된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자재번호를 조회하면 현재 어디에 누가 어떤 근거에 의해 자재를 구입하고 설치했는지, 언제 수리가 나가고, 언제 폐기가 되었는지까지 추적이 가능하다는 게 이 팀장의 설명이다.
또한 창고 내에서 RFID 기반의 재고관리시스템으로 관리되며, 설치 시에는 설비마스터에 자재정보를 연계해 출고된 자재가 어느 설비에 얼마만큼 사용되었는지 파악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교체된 설비의 폐기, 수리에 대한 이력도 추적할 수 있다.
수리를 위한 반출 시에는 출입관리시스템과 연계해 반출증 작성 시 교체된 설비목록 중에서 반출되는 자재를 자동 선택해 작성하고, 발전소 정문 통과 시 청원경찰에 의해 반출목록과 실물을 PDA를 통해 확인한 후 반출이 이뤄진다.
폐기되는 자재는 교체된 자재목록 중 폐기대상을 자동 선택해 폐기의뢰서를 작성한 후 원형파기 한다. 파기 전 사진과 파기 후 사진을 첨부해 결과보고를 하면 그 결과가 자재마스터에 반영됨으로써 자재 수명이 끝나는 것이다.
이 팅장은 “투명한 재고관리와 함께 정비이력을 더욱 더 정확하게 관리함으로써 발전소를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 기반을 견고히 했다”고 전했다.
현재 경영정보팀은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업무절차나 사용방법 등에 대한 문의가 계속 들어와 교육을 통해 변화관리를 해나가고 있다. 더불어 구매자재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BPM(Business Process Management)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한수원은 향후 RFID 태그의 양식을 변경해 재고관리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자재마스터에 대한 지속적인 정비와 함께 검색기능을 재구축해, 자재마스터를 획기적으로 정비할 예정이다. 또한 자재, 구매, 품질, 설비관리 등을 연동하는 데이터웨어 하우스를 구축하는 것이 다음 과제이다.
“프로젝트 승패 여부는 사용자 인식에 달려있다”
▲ 이광수 한국수력원자력 경영정보팀장
이번 프로젝트는 회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 경영진의 큰 관심 가운데 진행돼 많이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시스템의 기본적인 방향에 대해서는 모두들 인정 했으나 ‘과연 구축이 가능하냐?’, ‘이상적인 시스템이다’라고 구현에 반신반의하는 의견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또한 여러 개의 시스템과 연계하는 부분이 많아 의사소통을 하고 방향을 찾아가는 부분이 어려웠다. 일부 기술적인 부분은 외부 전문가의 자문을 받기도 했다.
특히 한국수력원자력은 모든 작업이나 프로세스가 절차화 돼 있다. 따라서 관련되는 절차를 일일이 개정하면서 시스템을 구축하느라 프로젝트 담당자는 물론, 현업의 담당자들의 각고의 노력이 필요했다.
이 프로젝트의 승패 여부는 사용자 인식에 달려있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구축해도, 현업에서 의지를 갖고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인 것이다. 도입 이후 어떤 사업소에서는 잘 사용하는데, 또 어떤 사업소는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지금도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업무절차나 사용방법 등에 대한 전화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어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변화관리를 해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