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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IT 위상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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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공기업 IT 위상 강화

공사IT, 과도기 속 변화 겪는 단계
IT전문가 출신 CIO필요

정부가 자본을 투입해 설립하고 경영권을 직·간접적으로 행사하는 공기업은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다. 즉 공익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조직이다.
최근 공기업의 선진화, 경영 효율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공사 IT 또한 이제까지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이고 전략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과거 지원부서, 비용부서로 치부됐던 IT 부서가 현 시점에서는 조직 내 어떤 위상을 갖고 있는지, 이를 타개하기 위해 각 공사의 CIO들은 어떤 나름의 노력들을 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연보라 기자 bora@ciociso.com

최근 공기업 선진화, 경영 효율성 등 공기업의 변화와 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높아지는 만큼 공기업의 IT 또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물론 민간기업의 경우 이러한 IT 변화에 대한 압박은 더욱 심하겠지만, 공사 IT 또한 자유로울 수 없는 형편이다. 그러나 글로벌 환경의 변화와 시대적 요구와는 달리, 아직 공사의 IT는 눈에 띄는 혁신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사의 IT가 혁신에 있어서 소극적인 편이라는 의견에 대해 대부분의 CIO들은 동의하고 있다. 말로는 IT가 비즈니스를 지향해야 한다고 부르짖지만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업을 지원해주는 것만도 힘에 부친다는 것이 그들의 솔직한 의견이다.
반면 조직 내 IT부서의 위상은 다소 개선됐다는 의견이다. IT 없이는 대부분의 업무가 불가능해짐에 따라 과거 지원부서, 비용부서로만 치부됐던 IT의 인식이 이제 없어서는 안 될 부서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데 반해, 현실적인 처우나 위상은 이에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IT전문가가 CIO인 경우 드물어

공사마다 차이는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 공사 CIO는 경영지원실이나 기획실, 경영총괄본부 등의 장(長)이 맡고 있는 실정이다. 임원급인 이들이 CIO 직재를 갖고 있고, 실질적인 IT 총괄은 그 아래 IT 부서장이 전담하고 있는 구조다.
CIO가 IT 이외의 다른 영역을 함께 총괄하는 만큼, IT에 대한 전문성이나 집중도는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경영회의 및 CEO 보고가 있을 때에도, 기술적인 설명이 필요하거나 사업규모가 큰 보고건의 경우 IT 부서장이 CIO를 대신에 직접 보고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업계는 전하고 있다.
CIO가 IT부서만을 총괄하고 있는 경우라 할지라도, IT가 아닌 현업 출신인 CIO일 경우가 많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현업 출신 CIO에 대한 의견은 업계 내에서도 분분하다. IT에 대한 이해도나 전문성이 낮기 때문에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의견과, CIO는 기술적인 전문성보다는 경영진을 설득하고 큰 그림에서 IT 부서를 이끌어갈 수 있는 전략적 능력이 더 요구되는 자리이므로 현업이 더 적합한다는 의견이다. 

 

평균 임기 2년. 중장기적 과업 추진 어려워

   
▲ “임기 2년으로는, 중장기적인 정보화 추진방향을 갖고 임기 내 완수하는 것이 쉽지 않고, 추진하는 과업의 수행 도중 CIO가 교체될 경우 CIO의 관점에 따라 추진방향 자체가 흔들리거나 과업이 중단되는 경우도 있다” 정진표 한국수자원공사 정보관리처장
CIO의 IT 출신 여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임기라는 지적도 있다.
순환보직인 공사 CIO의 임기는 평균 2년 정도이다. 민간기업의 CIO 임기가 3~4년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짧다. 짧게는 6개월에 불과한 경우도 있다. IT 출신 CIO의 경우, 혹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같이 공사 고유 업무의 IT 비중이 높은 경우 4년, 7년까지 부임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히 드문 케이스이다.
2년이라는 짧은 임기 동안, CIO는 업무를 파악하고 방향을 잡는 데 1년을 소요하게 되며, 잡은 방향대로 끌고 나갈 수 있는 기간은 고작 1년이다. 그 다음 해 다른 CIO가 부임하게 되면 업무 방향은 또 수정될 수밖에 없다. 한 공사 IT부서장은 “이런 구조에서는 공사 IT가 발전은커녕, 현상 유지만 겨우 하게 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CIO도 순환보직인 만큼 잦은 교체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IT는 전문분야인 만큼, 특성에 맞게 임기를 늘려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영전략에 부합한 체계적인 정보화 추진을 위해서는 현재의 CIO 임기는 너무 짧다는 것이다.
임기 2년으로는, 중장기적인 정보화 추진방향을 갖고 임기 내 완수하는 것이 쉽지 않고, 추진하는 과업의 수행 도중 CIO가 교체될 경우 CIO의 관점에 따라 추진방향 자체가 흔들리거나 과업이 중단되는 경우도 있다.

현업의 IT인식 높아져야

과거 IT 부서는 ‘돈 먹는 하마’로 불릴 정도로 대표적인 비용부서로 치부돼 왔다. MIS, ERP 등 한창 기업의 대규모 IT 투자가 이뤄지고 난 다음 기대한 만큼 눈에 띄는 성과가 나오지 않은 탓이 컸다.
그러나 최근에는 IT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 이제 공사의 모든 업무에 있어 IT가 필요하지 않은 부분이 없을 정도로 의존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이제는 현업에서도 IT를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고 공사 CIO들은 입을 모은다.
김정근 한국도로공사 정보처장은 “도로공사의 노하우를 제시하라고 한다면, 유지관리팀은 내놓지 못해도 정보처는 내놓을 수 있다. 모든 도로 건설, 설계, 운영, 유지관리 등 노하우들이 시스템 상에 그대로 녹아들어 있기 때문이다”라면서 “특히 도로공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해외 도로건설 프로젝트에 있어 IT와 접목하지 않으면 차별화를 이룰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본사가 아닌, 사업소, 지사 등 현장에서의 IT에 대한 인식은 아직도 과거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일부 현장 업무 중심의 현업에서는 ‘IT를 귀찮은 존재’로 치부하는 경향까지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전산처리에 대한 업무규정이 강화될수록 현장에서 그 프로세스를 따라가기가 벅찬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영진 한국철도공사 정보기획처장은 “본사 차원에서는 이미 IT를 불가분의 영역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업에서는 좀 다르다”면서 “대부분의 지원들이 3조2교대의 단순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 시스템의 활용도가 상당히 낮은 편”이라고 토로했다. 업무포탈에 사흘에 한 번 꼴로 접속하고 메일이나 공지 등 공유차원의 문서를 보내도 확인이 어려울 정도로 IT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고 오히려 업무에 방해가 된다고 인식하는 사용자조차 있다는 것이 이 처장의 이야기다.
이에 한국철도공사는 최근 실시한 사용자 만족도 조사를 통해 시스템에 대한 사용자 요구를 분석해 시스템 고도화 또는 개편까지도 추진할 계획이어 ‘최대한 사용자 편의를 위한 환경을 마련해 주겠다’는 방침이다.

인력·예산 배정 여전히 후순위

   
▲ “프로그래머 1명을 양성하는데 5년이라는 시간과 2천만 원가량의 예산이 소요된다. 그렇게 인력을 양성시키면 다른 부서로 보직 이동해버리는데다, IT가 3D 부서라는 인식이 있어 내부 인력 충원이 어려운 형편이다” 이영진 한국철도공사 정보기획처장
과거에 비해 현업의 IT에 대한 인식이 다소 달라지기는 했으나 아직 그만큼의 실질적인 위상 제고를 체감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 공사 IT인들의 솔직한 이야기다.
아무래도 CEO가 가시적인 사업에 더 관심을 갖고 영업본부 등 직접적인 수익창출의 역할을 하는 부서가 관심을 많이 받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정진표 한국수자원공사 정보관리처장은 “정보화사업의 최종 성과물이 정보시스템이라는 무형의 자산으로 구축되고 토목 구조물과 같은 실체가 없다보니 IT를 전공하거나 관심 있는 경영진이 아니고서는 정보관리처를 비용부서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또 김정근 한국도로공사 정보처장도 “IT가 도로공사의 핵심기술로 인식되고는 있으나 실질적인 예산 확대로 이어지는 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전하며 “투자하는 데 대한 가시적인 성과를 찾기 어려운 탓”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인력 및 예산 배정에 있어서 IT가 후순위로 밀리는 일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A공사 CIO는 “매년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데 있어 때로는 IT 인력 채용은 누락되는 경우가 있어 아쉬울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공사 CIO는 “프로그래머 한 사람을 양성하는 데 평균 5년, 예산 2000만 원이 소요되는데, 그렇게 투자를 해 사람을 키워놓으면 보직 이동으로 나가버리니 인력수급이 어려운 형편”이라는 한편 “내부적으로 ‘3D부서’로 불릴 정도로 IT부서에 대한 인식이 낮아서 내부적인 인력 충원이 어려워 외부 경력직 채용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공사 CIO들은 IT가 공사의 주력사업이 아니라 지원사업이기 때문에 존재하는, 어쩔 수 없는 문제들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한편 한 공사 CIO는 “예산은 충분하지 않지만, 단계적으로 사업을 계획해 순차적으로 예산을 확보한다면 종국에는 충분히 획득하는 것이 가능하다”면서 “회사 전체 목표와 IT 목표를 일치시키고 공감대를 이끌어낸다면 예산 확보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책상 제약으로 신기술 도입 제한

오늘날 IT가 지원부서로서의 위상을 벗어나지 못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들이 있다.
가장 근본적으로는 IT 업무 자체가 ‘눈에 띄지 않는’ 비가시적인 영역에서 일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정보화 성과물이 무형의 자산이기 때문에 투자대비수익(ROI)를 도출하기가 쉽지 않고 그러다보니 현업이나 비전공 경영진들의 이해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정보인프라, 정보시스템 등 유지보수 및 기능 개선 등의 작업은 눈에 띄지 않아 일한 만큼 인정받지 못하는 반면, 시스템 장애 등으로 정보서비스의 중단이 발생할 경우 일시적이지만 잘못이 직접 노출돼 IT 만족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공사 IT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스스로 위상을 높여가는 것이 정답이지만, 의지만 갖고서는 IT 역량을 확보하기 어려운 공사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다.
공익과 수익을 병행 추구해야 하는 기관이나 각종 정부정책의 제한을 강하게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공사는 프로젝트 발주 시 정책 제약을 많이 받는 편이다. 수의계약을 하지 않는 이상, 여러 제한 조건 때문에 최적의 업체와 계약할 수 없기 때문에 공사들은 그 업체와 끝까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대해 어려움을 표하고 있다.
더군다나 최근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에 따라 대기업의 참여가 제한되면서 정보화 사업을 수행하는 공사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또한 정책적인 제약으로 신기술 도입에 적잖은 제한을 받고 있다. 특히 모바일, 클라우드 등 선도적인 기술을 도입하고자 할 때 정부의 보안정책을 준수해야 하는 기관으로서 제약사항이 많다는 것이다.
IT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CEO의 요구는 민간기업 수준으로 높아지는 데 반해 이를 능동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여건은 아직 갖춰져 있지 않은 셈이다.

현업의 언어로 공감대 형성하라

   
▲ “올 초 부임 직후, 20여 년간 IT 부서에 부임하면서 느낀 IT부서의 현황과 애로사항, 앞으로의 운영방안 등을 CEO에게 보고했다. 자발적으로 가감 없는 보고를 한 것이 CEO가 IT부서의 현황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권병직 자산관리공사 정보시스템실장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각 공사 CIO 및 IT부서장들은 어떠한 노하우를 갖고 있을까?
이들의 의견을 종합해 IT가 운영·지원조직에서 전략적 조직으로 전환하기 위한 실험적이고 실질적인 방법들을 몇 가지 소개해본다.
그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은 ‘CEO와 끊임없이 소통하라’는 것이다.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CEO가 IT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보고의 내용뿐 아니라 형식에 있어서도 심혈을 기울이라고 CIO들은 충고한다. CEO가 ‘잘 모르겠으니 알아서 해라’라고 말하는 사태는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권병직 자산관리공사 정보시스템실장은 올 초 부임 직후 CEO에게 정보시스템실 운영방안에 대한 총체적 보고를 했다. 20여 년간 IT 부서에 부임하면서 느낀 IT부서의 현황과 애로사항, 앞으로의 운영안 등을 가감 없이 담아 보고했다. 권 실장은 “부임 직후 자발적으로 가감 없는 보고를 한 것이 CEO가 IT부서의 현황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IT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경영진들이 정확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이해시키는 일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따라서 보고서에는 IT 전문용어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될 수 있는 한 한 장으로 간결하게 보고하는 것이 좋다고 CIO들은 조언한다. 괜한 전문용어를 쓰고 주석을 다는 것은 오히려 경영진이 의사 결정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손에 잡히지 않는 기술적 이슈를 경영진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비유를 드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노력들이 자칫하면 지나친 축약 및 순화로 보고의 골자를 제대로 담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CEO에게 결제를 받기 전, 사전에 공감대를 형성해 놓는 것도 상당히 도움이 된다.
미리 CEO에게 정보를 전달하면 이해도 훨씬 빨라지고 그 사이 충분히 숙고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주어지기 때문에 실패할 가능성이 적어진다.
다른 임원들 사이에서 먼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연스럽게 CEO에게 이야기가 흘러들어갈 수 있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타이밍도 중요하다. 내외부적인 타이밍을 잘 고려해야 결제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외부 환경과 회사의 전략의 변화를 잘 감지해 IT전략을 이와 일치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최근 동탄 ICT센터 착공에 돌입하기까지 상당기간 진통을 앓았다. 4년 전 ICT센터 건립에 대한 결정이 난 후, 동탄 신도시, 예산 등 여러 이슈로 인해 사업이 지지부진해져 다시 추진을 하려다보니 시기가 더욱 길어졌기 때문이다. 김정근 처장은 “내외부적인 환경이 다가왔을 때 타이밍을 놓치지 말고 추진력 있게 끌고 나가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사례, ROI분석으로 경영진 설득

공사 CIO들은 경영진들을 설득하기 위해 가장 용이하고도 확실한 방법으로 ‘레퍼런스’를 꼽는다.
기술적인 면을 설명하기보다 벤치마킹할 수 있는 사례를 제시하면서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설명하면 보다 경영진들을 설득하는 것이 쉬워진다는 이야기다. 또한 CEO는 대개 외부 네트워크를 통해 이러한 사례들을 서로 공유할 수 있으므로, 더욱 신뢰감을 갖는다고 CIO들은 말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것은 IT에 있어 독이 되기도 하다. 레퍼런스가 없는 최신기술의 경우 아무리 좋은 기술, 필요한 기술이라 하더라도 도입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최신기술은 도입하되, 검증된 것이어야만 한다는 딜레마가 존재한다. 테스트베드가 되기를 싫어하는 공공의 특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측면이다.
한 공사 IT부서장은 “민간 IT 수준에 뒤떨어지지 않고 선도적인 역할을 하려면, 잘된 사례를 쫓아만 가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는 최신기술을 선도입하는 과감한 결정도 필요하다”면서 “이러한 사례를 많이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는 공감대 형성은 물론 CIO가 설득력을 잘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개 CEO에게 보고할 때는 정량화되고 수치화된 데이터를 통해 설득해야 하는 것이 정석이다. 그러나 무형의 자산인 IT는 투자대비수익(ROI)를 도출하기가 쉽지 않고 그러다보니 경영진들의 이해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CIO들은 억지로 정량화된 분석보고를 만들어내기 보다는 기업의 목표에 일치시킨 IT 프로젝트의 목적을 강조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한다. 특히 공사는 대국민 서비스 제공이 가장 1차적인 사명인 만큼, 중단 없는 서비스 제공을 위한 투자로서의 목적을 강조한다면 오히려 의사결정이 쉬워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소통하고 능동적으로 이끌어라

   
▲ IT가 수동적으로 끌려가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현업을 끌고 가기 위해서는 평소에도 현업과 충분한 소통을 통해 그들의 요구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럼 우수 상품을 고객들에게 돌려줄 수 있고 고객만족으로 IT에 대한 평가도 높아질 것이다“ 김정근 한국도로공사 정보처장
IT부서 직원은 아무래도 부서 내부적으로만 소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현업과의 소통에취약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IT가 현업의 요구에 의해서만 수동적으로 끌려가는 것이라 적극적으로 이끌어가는 입장이 되기 위해서는 현업의 요구를 철저히 파악하고 분석해 IT 프로젝트로 연결시키는 능동성이 필요하다.
김정근 한국도로공사 정보처장은 “타 부서 사람과 잘 소통하는 것은 고객만족을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소통을 잘 하면 요구사항을 명확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우수 상품을 고객들에게 돌려줄 수 있어 IT에 대한 평가도 높아질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또한 보안 정책으로 인한 업무 편의성 저하, 새 기술 적용에 따른 적응 등 사용자들의 불만이 따를 수 있는 경우에도 사전에 목적과 효과를 잘 설명하고 홍보함으로써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경우 공항 내 모든 시스템이 연계돼 유기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만큼 전사적 공감대가 더더욱 절실하다. 공항 시스템의 인터페이스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공항 전체에 연결돼 있는 43개 시스템에 대한 데이터를 각 부서 및 외부기관들로부터 일일이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사적인 공감대와 외부기관들의 협력, 임원들의 지원이 절대적이다.
때문에 공사에서는 별도의 커뮤니케이션 조직을 만들어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현업과 소통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러한 현업과의 소통을 통해 내부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은 IT 부서에게 상당히 중요한 일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정보관리처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사내 직원들을 내부 고객으로 인식하고 2007년부터 ‘IT서비스 고객참여위원회’를 구성해 SLA(서비스 수준계약)를 체결, 고품질의 정보서비스 제공을 추구하고 있다.
또한 단 방향 정보서비스 제공에만 그치지 않고 직원들에게 찾아가는 정보서비스를 통해 내부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IT, 예방·응답성 균형 요구

업계에서는 IT 작업을 크게 ‘예방성(preventative) 차원의 작업’과 ‘응답성(reponsive) 차원의 작업’으로 구분한다.
‘예방성 차원의 작업’은 현재의 가용성 및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운영상 작업이다. 패치 관리, 자산 관리, 안티바이러스, 데이터센터 아키텍처, 네트워크 최적화, 로드 밸런싱, 중복성, 비밀번호 리셋 등 많은 IT조직들이 시간과 자원의 60% 이상을 이 업무를 처리하는 데 소요하고 있지만, 대부분 현업 사용자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이뤄진다. 이는 현업 사용자 인지 측면에서 큰 문제 요인이다.
예방성 작업은 현업의 눈에는 띄지 않으나 업무연속성 및 대국민 서비스의 무중단 제공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어쩌면 IT의 본래의 역할도 이 부분에서 출발한다고 말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나 IT 스태프와 조직을 위해 일부러라도 임직원들에게 알리고 인식시키는 것도 필요하다고 CIO들은 지적하다.
반면 ‘응답성 차원의 작업’은 보다 가시적이며 동시에 IT부서의 ‘잘못’이 현업 사용자에게 직접 노출된다.
현업으로부터 쏟아지는 개발요구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IT부서는 업무 부담이 크지만 적기 처리하지 않을 경우 내부고객의 불만사항으로 이어질 수 있어 소홀히 할 수도 없다. 반대로 성공적으로 수행했을 경우 현업의 인정을 받기 수월한 작업이기도 하다.
이제까지 공사 IT는 주로 예방성에 초점을 두고 진행돼 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는 만큼 응답성 작업에 대한 중요도도 점차 강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둘 중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요소로 한정된 자원을 갖고 둘 사이에 균형 있게 적절히 배분하는 CIO의 역량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이 둘의 조화를 이루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 중 하나로, 예방성 작업의 자동화, 간결화를 들 수 있다. 유지보수 등 반복적이고 단순한 예방성 차원의 작업을 자동화, 시스템화 함으로써 인력과 시간, 비용을 절감하고, 이렇게 절감된 자원을 신사업에 투입하는 것이다.
한국철도공사는 최근 PC취약점 점검 실적으로 자동으로 취합 관리하는 ‘PC취약점 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업무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기존 전사 운영 중이던 1만2천여 대의 PC의 취약점 점검 실적을 수작업으로 취합 관리하던 것을 자동화한 것이다. 중앙에서 직접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감염된 PC에 대해서 즉각적으로 조치를 취하고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 대응체계가 더욱 빨라졌다는 게 공사 측 설명이다.
공사 측은 “수작업으로 해오던 예방성 차원의 작업들을 자동화함으로써 다른 부분에 인력을 투입할 여력을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손세창 인천국제공항공사 정보통신처장은 “IT의 기본 업무는 운영과 보안이기 때문에 예산이나 인력이 여기에 집중될 수밖에 없어 신사업에 치중하기가 어렵다”면서 “관건은 운영을 최대한 슬림화, 자동화시켜, 리소스를 가시적으로 보이는 서비스로 가져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이 지난 2011년 ISO20000 인증을 획득한 것도 이러한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손 처장은 설명한다. 운영 및 유지보수 업무가 협력업체 주도로 이뤄지는 만큼 공사에서 가시성을 갖고 지식관리를 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한 것이다. 관리업무를 절차화, 시스템화한 만큼 인원과 비용을 절감하고 이를 새로운 사업에 투입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공사CIO, 우물에서 벗어나야

   
▲ “IT가 비즈니스화되려면 현업의 업무 흐름을 잡아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만들어 가시성을 확보해야 한다. 다만 이런 작업을 IT가 먼저 하지 않고 현업 각 부서의 요구에 따라 조각조각 하다보면 성과가 나오기 힘들 것이다” 손세창 인천국제공항공사 정보통신처장
이제는 공사 IT에도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세계적인 경제 불황 등 외부환경 변화로 인해 IT도 더 이상 지원부서에만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되는 시점이 온 것이다.
그러나 많은 공사 CIO들이 아직 혁신에 있어서 소극적인 것이 사실이다. 말로는 IT가 비즈니스를 지향해야 한다고 부르짖지만 실질적인 여건상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업을 지원해주는 업무만도 힘에 부친다는 것이 그들의 솔직한 변이다.
한 공사 CIO는 “수익창출에 대한 필요성은 절실히 느끼고 있지만 현 상황을 분석해보면 안타깝게도 마케팅 능력, 정보기술 능력, 개발능력, PM 능력 등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유지보수 중심의 조직이 수익창출까지 하려면 조직이 재편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를 위해 IT부서에도 IT 전공뿐 아니라 경영, 기획 등의 인력도 배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세창 인천국제공항공사 정보통신처장은 ‘IT가 업무에 깊이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손 처장은 ‘IT=비즈니스’ 공식이 성립하려면 현업의 업무 흐름을 잘 파악해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회사의 전체 업무 흐름을 잡아 프레임워크로 만들고 전체적인 가시성만 확보하게 되면 IT가 비즈니스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의 ASQ(세계공항서비스평가) 8연패 신화도 바로 그 덕분이라고 손 처장은 설명한다. 예를 들면 출국 프로세스를 파악하고 그 중에 효율화시킬 부분을 찾아내, 시스템화, 자동화하는 것이다. 줄을 서지 않고 승객이 단말기를 통해 직접 하는 ‘셀프 티케팅’이나, 스스로 여권 인식, 안면인식, 지문인식을 해 대면하지 않고 출입국심사를 받는 ‘U-이미그레이션’ 등을 도입함으로서 고객의 시간과 공사의 자원을 절약하는 것이다. 이로써 고객은 남는 시간에 면세점에서 쇼핑을 더 많이 해 공항의 매출이 높아질 수 있고, 공사 IT는 절약한 자원을 새로운 사업에 투입할 여력을 확보하게 된다.
손세창 처장은 이러한 작업들을 현업이 요구하기 전에 IT 부서가 주도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이다. 현업 각 부서에서 요구하는 대로 조각조각 추진하다보면 일관성이 없어 원하는 만큼의 성과가 나오기 힘들다는 것이다.

높은 개인역량이 강한 조직 만들어

공사 CIO들은 IT 위상 강화를 위한 여러 가지 노하우를 이야기하면서도 결국 관건은 ‘맡겨진 일을 묵묵히 충실히 하는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비가시적인 특성의 IT의 성과를 알리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의식적인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그렇다고 우선순위가 바뀌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성공적인 프로젝트가 많아지면 자연히 위상은 올라간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결론이다.
성공 횟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역량이 높아야 한다. 이를 위해 IT 인력 개개인에 대한 역량 강화와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더불어 장기적으로는 IT 전문가가 실질적인 CIO의 자리에 올라야 한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현재는 IT 출신과 현업 출신의 CIO가 혼재돼 있는 과도기 단계지만, IT전문가들이 엔지니어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커뮤니케이션 능력, 경영, 기획, 관리적 측면에서 능력을 함양해 나간다면, IT의 위상 강화는 어려운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