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3 (월)
물류, 제약, 환경 등 융합 통해 시장 확대
RFID, 8000억 원 규모 시장, 공공 및 대기업 위주 도입
‘아내는 남편의 귀가 시간에 맞춰 저녁식사를 준비한다. 요리를 마친 아내는 잠시 TV를 보며 휴식을 취하다, 인터폰을 통해 남편의 차가 아파트 주차장으로 들어왔다는 알람이 울리면 서둘러 상을 차린다.’
유비쿼터스를 표방하는 몇몇 아파트에서는 이와 같은 풍경이 이미 익숙하다. 해당 차량이 입차 됐음을 알리는 이 기술은 바로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라고 불리는 무선인식 기술이다.
RFID는 바코드보다 훨씬 긴 인식거리와 빠른 처리속도로 물류, 유통, 제약, 환경, 교통, 자산관리 등 여러 분야에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의약품을 개별단위로 관리하는 e-Pedigree법과 세대별로 음식물 쓰레기 요금을 부과하는 음식물 쓰레기 세대별 종량제 등의 실시로 RFID 시장 확대가 전망되고 있다.
연보라 기자 bora@ciociso.com
기술개요
1. 시장동향
2. 기술동향
3. 각 사별 솔루션 특징(이주데이타시스템, 한미IT)
1. 시장동향
타 분야와의 융합 통해 적용범위 확대
▲ RFID 리더 및 태그 |
8000억 원대 시장, 올해 1조 원 돌파 전망
전 세계적으로 RFID가 처음 이슈가 된 것은 2004년 월마트가 SCM에 RFID를 도입하면서 부터다. 월마트는 납품 및 재고관리를 위해 모든 납품업체들에게 RFID 태그 부착을 의무화했다. 미국 국방부에서도 군물자 SCM을 위해 RFID 태그를 붙여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또한 미국에서는 자동차 타이어에 공기압을 체크하는 센서를 부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데, 이 센싱 정보를 인식하는 데 RFID가 적용되고 있다. 더불어 유럽에서도 의류 제품의 유통이력 추적 및 재고관리에 있어 RFID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국내에도 이러한 해외동향이 건너와 정부가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많은 업체가 경쟁적으로 RFID 사업에 뛰어드는 등 붐이 일었다. 그러나 예상만큼 시장은 확대되지 않았고 초기의 많은 업체들이 부도를 맞기도 했다. RFID는 초기 구축비용이 높기 때문에 도입하는 산업군이 공공 혹은 대기업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RFID 주요업체는 소프트웨어 업체, 하드웨어 업체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주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로는 한미IT, 이주데이타시스템, 소프트체인, KIC시스템즈 등이 있으며 하드웨어 업체로는 에일리언, 블루버드, 네스렙, ATID, 도시바코리아, 바이텍 등이 있다. 한미IT나 KIC시스템즈 등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개발을 병행하고 있으며 SI를 통해 통합 구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RFID/USN융합협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11년도 RFID 시장 규모는 약 7850억 원에 달한다. 2012년 상반기 전체 매출액은 3296억 원으로 H/W 분야가 607억 원, S/W가 117억 원, 컨설팅 분야가 20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RFID 시장은 올해 34.2% 성장해 올해 처음으로 1조 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협회 측은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체감되는 성장률은 이와 다르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이야기다. RFID 산업은 신기술에 대한 정부지원이 활발했던 2004년을 정점으로 급 하강해 이제야 다소 안정화 단계에 올랐을 뿐, 강보합세를 유지하는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는 의견이다.
국내 태그 소비 수량은 체감 상 연간 1억 장 정도라고 업계는 밝히고 있다.
국내 RFID 시장의 미래에 대해 업계는 “분명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아니지만, 사용자가 미처 인식하지 못하는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초기 구축비용이 큰 만큼 수요처가 대기업과 공공기관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에 성장을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나, 일정 시점에서 RFID에 대한 공감이 형성되면 폭발적으로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RFID 업계는 제약과 환경 분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정부 정책에 의해 의약품 관리와 음식물 쓰레기 처리에 있어 RFID 도입이 권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부터는 마약류, 향정신성 약물 등 지정의약품에 대해 유통기한, 로트번호가 포함된 전자태그 표시가 의무화됐고, 올해부터는 처방전을 필요로 하는 전문의약품으로 그 범위가 확대됐으며, 2015년부터는 모든 지정 및 전문의약품에 일련번호가 포함된 전자태그 표시를 의무화한다는 로드맵이다. 이는 전자적으로 식품 또는 약품에 대한 생산, 유통 등을 개별단위로 추적할 수 있도록 하는 ‘e-Pedigree(전자계보)’의 일환으로, 전 세계적인 추세이다.
제품을 파레트, 혹은 로트 단위가 아닌, 각각의 일련번호로 개별 관리하는 것은 물류 및 재고관리에 있어서 가장 상위 레벨에 속한다. IT가 크게 발달하지 못하고 있는 제약 분야에서는 e-Pedigree에 대한 대응이 어려울 수밖에 없기에, 이를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이 정부과제로 진행 중에 있다.
바코드의 개당 인쇄비용이 2~3원인데 반해 RFID는 개당 60원으로 훨씬 비용이 높지만 인식속도에 있어서 초당 1~2개에 불과한 바코드 방식보다 초당 100개로 현저히 빠르고, 인식거리도 바코드보다 훨씬 멀고 개별의약품을 직접 기계에 접촉할 필요 없이 포장을 뜯지 않고도 작업이 가능하므로 규모가 클수록 RFID 도입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업계는 설명한다.
더불어 지난 1월부터 음식물쓰레기의 해양투기가 전면 금지됨에 따라 음식물 쓰레기 감량을 위한 RFID방식의 세대별 종량제가 일부 실시되고 있다. 이는 세대별로 배출한 무게가 측정돼 그 배출량에 따라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RFID로 세대를 구분할 수 있다. 현재 서울 강남구, 영등포구, 부산 금정구 등이 도입했으며 점차 타 지자체로 확대 실시가 예상되고 있다.
100% 인식은 불가능, 발주사 투자 의지 중요
RFID 업체들은 최초 투자비용이 높아 영업을 하기 위한 대상이 국가기관 및 대기업에 한정돼 있는 것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많은 기업들은 RFID 도입에 따른 기술의 안정성 및 불확실한 수익모델 등의 이유로 인해 도입을 주저하고 있다.
어느 솔루션이나 마찬가지겠지만 RFID는 특히나 발주자의 투자의지가 강력해야 가능한 프로젝트다. RFID 업체들은 “RFID의 필요성을 가지고 고객사에 접근해서는 대부분 프로젝트 성사가 어렵다. 오히려 고객사 측에서 먼저 업무 효율성 개선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접근해야만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적극적인 영업이 힘들다.
RFID에 대한 인식 부족도 영업의 큰 애로사항 중 하나라고 토로한다. RFID는 100% 인식을 담보할 수는 없기 때문에 고객들이 요구하는 퍼포먼스 구현이 힘든 까닭이다. 바코드도 때에 따라 인식이 안 되는 경우가 있듯이 RFID도 인식 가능한 환경에서만 인식이 되는데, 고객사들이 이러한 RFID 기술의 특징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100% 인식만을 요구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한 RFID 업체는 지난해 한 대형 유통기업과 RFID 프로젝트를 성사시키기 위해 6개월간 씨름을 했으나 고객사의 제약조건이 많아 결국 프로젝트를 포기했다고 한다.
또한 RFID 관련업체들은 90%가 중소기업으로 구성돼 있어 한 개의 업체가 도산할 경우 그 여파로 인해 도미노 현상이 우려된다. 게다가 관련 시장의 규모가 작은 데 반해 업체 수는 많아 입찰 경쟁 시 서로 제살깎기 식의 경쟁이 반복되고 있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2. 기술동향
용도에 따라 주파수, 전원 유무 달리 적용
RFID는 크게 태그와 리더로 구성된다.
RFID 태그는 사물의 식별 정보 및 센싱 정보를 저장하고 리더의 요청에 의해 외부로 정보를 전송한다. 태그는 송신하는 전파의 에너지원을 얻는 방법에 따라 수동형(Passive), 전지지원 수동형(Battery-assisted Passive) 및 능동형(Active)으로 구분할 수 있다.
수동형은 리더로부터 수신되는 전파에서 동작·송신 에너지를 얻고, 전지지원 수동형은 수동형 방식에 배터리를 추가해 인식거리를 향상시킬 수 있으며, 능동형은 별도의 배터리에서 동작·송신에너지를 자체 송신기로 정보를 송신한다. 별도 배터리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인식 거리가 가장 길며 하이패스 단말기가 가장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RFID 리더는 태그의 정보를 인식하거나 태그에 정보를 기록하며 태그로부터 수집된 정보를 미들웨어에 제공하는 장치이다. 리더는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에 따라 저주파(Low Frequency, LF; 30~500Khz)/ 고주파(High Frequency, HF; 13.56MHz)/ 극초단파(Ultra High Frequency, UHF; 850~950MHz)/ 마이크로파(Microwave, M/W; 2.45GHz)로 구분되며, 각 대역의 전파 특성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대개 주파수가 높을수록 인식거리는 길어지는 대신 물이나 금속에서는 인식이 어려운 특성을 가진다. 저주파는 인식거리는 짧지만 물이나 금속에도 인식이 잘돼 주로 동물에 부착해 축산물 관리에 많이 쓰인다.
극초단파인 UHF는 원거리의 인식이 가능해 항만 등의 물류에 적용된다.
저주파와 극초단파의 중간인 고주파는 근접 인식이 필요하면서도 물과 금속 등 장애물에 대한 간섭이 없는 교통카드, 출입카드 등에 주로 많이 사용된다.
종종 RFID는 바코드와 NFC와 많이 비교가 되곤 한다. 셋은 동일한 자동인식 분야에 속해 기술적으로는 같지만 주파수 대역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적외선을 사용하는 바코드는 인식거리가 50㎝를 넘기 힘들어 하나씩 근접해서 인식해야 한다는 한계점이 있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등장한 RFID는 극초단파의 경우 원거리에서 여러 사물을 동시에 인식할 수 있다.
NFC(Near Field Communication)는 10㎝ 이내의 가까운 거리에서 다양한 무선 데이터를 주고받는 통신기술로 RFID에 비해 보안이 용이하고 정보를 담는 용량도 커서 주로 전자결제 분야에 이용되고 있다.
본래 세 기술은 서로 용도가 나뉘어 있으나 현재 같은 시장에 혼재돼 있어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ISO 국제표준으로 보안성 보완
최근 보안이 이슈화됨에 따라 RFID에도 보안 개념이 도입되고 있다. EPC글로벌이라는 세계 RFID 기업 연합회에서 정한 표준화 모델이 ISO국제표준으로 채택돼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 표준에 따르면 태그라이팅 시 RFID 암호화 키를 포함시켜 해당 리더기만 인식할 수 있게끔 하고 있다.
RFID 리더기에 있어서도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2010년까지만 해도 PDA 형식의 리더기가 보편적이었으나 2011년 스마트 폰이 등장하면서 이를 이용한 RFID 신기술이 다수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용 리더기가 200만 원 이상의 고가인 반면, 스마트 폰에 부착 또는 내장하는 형태의 RFID 리더기는 상당한 비용 절감이 가능해 RFID 확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수년 내 PDA형 리더기는 자취를 감출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예상이다.
이주데이타시스템 “RFID 통해 자산관리 효율성 높인다”
이준연 이주데이타시스템 대표 |
한미IT “제약 분야 RFID 표준 솔루션 개발에 집중”
한재종 한미IT R&BD 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