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증대와 신규 수익확보에 중추적 역할”

지난 2011년 9월9일 말산업 육성법이 시행됨에 따라 국내 말산업의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이제까지 축산법의 적용을 받아오던 말산업은 관련법 제정으로 또 한 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 한국마사회 IT의 책임은 막중하다. 일반인들은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말산업의 구석구석 IT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경마 이외에도 승마, 조련, 진료, 장구, 관광, 재활치료, 종부 등 다양한 파생산업에 있어 전산화를 통한 철저한 이력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한국마사회 IT 변화의 중심에 서있는 김동기 정보통신처장을 만나 앞으로 있을 3차 빅뱅에 대한 구상 등 앞으로의 변화에 대해 구체적으로 들어봤다.

연보라 기자 bora@ciociso.com

▲ “회사의 전략적 목표에 정렬된 IT 목표를 갖는 것은 중요하다. 한국마사회의 사활이 걸린 매출증대와 신규 수익확보를 위해 IT가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 중이다”  김동기 한국마사회 정보기술처장

한국마사회(Korea Racing Authority: KRA)는 현재 3차 IT빅뱅을 준비하고 있다.
KRA의 3차 IT 빅뱅은 ‘IT의 스마트화’에 초점을 맞춰질 예정이다. ICT기술 발전성과를 바탕으로 스마트 워킹 환경과 스마트 베팅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3차 IT빅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우선 스마트 베팅 구축과제로는 ▲마권발매 무인화 지원 ▲스마트 폰 등을 활용한 마권 구매 ▲경마정보 조회 환경 구축이다.
한편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등 정부의 경마 건전화 정책에 적극 호응해 소액으로 스마트하게 마권을 구매하되 다수가 경마에 참여할 수 있는 발매 IT 인프라를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스마트워킹 환경 구축을 통해 보다 유연한 근무형태를 지원하고 업무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와 정보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이다.
김 처장은 “전통적인 사무실 중심의 근무환경을 가상 사무실 구축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업무처리를 할 수 있는 디지털 사무환경으로 전환하는 것이 스마트워킹의 핵심 사업목표”라고 설명했다.
KRA는 이제까지 두 번의 빅뱅을 거친 바 있다. 최초의 IT빅뱅은 1983~1984년에 이뤄진 마권발매 전산화였다. 이 마권발매전산화를 통해 경마는 국내 최고의 레저스포츠로 발돋움하게 됐고 KRA 역시 오랜 적자에서 벗어나 매출신장에 따른 흑자 실현, 사업확장의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2차 빅뱅은 1999~2005년 사이에 이뤄진 발매전산시스템의 국산화와 SAP 도입 등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이었다. 특히 발매전산시스템의 국산화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토탈리제이터(Totalizator, 마권발매전산기) 시스템 일체를 국산화해 국내 발매기 제조산업의 발전과 그에 따른 외화 절감, KRA의 사업예산 절감은 물론 독자적인 발매사업 역량을 확충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아울러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으로 모든 업무분야의 정보시스템 통합과 표준화를 완료했다.

IT 기획·개발·운영 등 두루 섭렵

한국마사회(Korea Racing Authority: KRA)의 IT 조직은 경영지원본부 산하 정보기술처의 3개 팀으로 구성돼 있다. IT기획팀, IT개발팀, IT운영팀으로 나눠 약 40여 명의 인원이 IT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부산경마장과 제주경마장에도 전산요원이 각 3명씩 배치돼 있다.
그 중 IT기획팀은 IT프로젝트 기획과 더불어 프로젝트 과정에서 현업과 아웃소싱 개발자와의 사이에서 RM(Relationship Management) 역할을 수행한다.
IT개발팀은 현업의 업무를 직접 지원하기보다 마권발매 관련 개발만을 주로 담당하는 부서다. 마권발매는 KRA만의 고유한 업무로 시장에서 아웃소싱 인력을 구할 수 없기 때문에 IT개발팀에서 직접 수행하고 있으며 그 외 행정업무는 대부분 아웃소싱을 활용하는 편이다.
또한 IT운영팀은 사내 여러 인프라 장비들에 대한 실질적인 운영, 관리를 맡고 있다.
KRA의 IT를 총괄하고 있는 김동기 정보기술처장은 1990년 KRA에 개발자로 입사한 이래 회사 내 대부분의 개발업무를 두루 거쳐 온 인물이다. 특히 KRA의 주요 핵심 업무인 마권 발매와 마필분야(경마) 두 가지를 모두 경험했다. 또한 IT기획·개발·운영 등 3개 팀의 팀장을 모두 거쳤을 뿐 아니라 제주경마장과 기획부서 등 비IT 부서까지 다양하게 근무했던 경험은, 소통을 기반으로 한 대내·외 고객만족과 ICT를 통한 비즈니스 가치창출 마인드에 영향을 미쳤다고 김 처장은 자평하고 있다.

‘비즈니스 가치 창출’과 ‘IT 서비스 품질 제고’ 추구

KRA의 2013년 정보화 사업목표는 ‘비즈니스 가치 창출’과 ‘IT 서비스 품질 제고’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정보시스템 고도화 ▲인프라 설비 고도화 ▲IT 거버넌스 고도화 등 3가지 주요 추진전략이 세워졌다.
우선 정보시스템 고도화 측면에서는 마권 예매 시스템과 복합발매기 개발을 올해 가시화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KRA는 당일 경기에 대한 마권만 판매를 해왔다. 이를 2주 혹은 3주 전에 예약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말산업 관련 포탈 홈페이지인 ‘호스피아’를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1년 9월9일 말산업 육성법이 시행됨에 따라 여러 가지 관련 산업이 생성되고 있어 이로 인한 포탈의 변화가 불가피한 까닭이다. 경마 이외 파생되는 말 관련산업에는 승마, 조련, 진료, 운송체계, 장구(말발굽), 관광, 재활치료, 종부, 그 외 말 관련시설 및 유통 등 다양한 산업 유통효과들이 있다.
김동기 정보기술처장은 “그동안 말 관련산업은 축산법에 의해 움직여왔다. 말은 살아있는 상태가 더 가치가 있는데,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축산법 적용에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하는 한편 “말산업 육성법 제정으로 KRA가 주관하는 사업의 영역이 넓어져, 이를 지원하는 정보화 사업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KRA는 지난해부터 전격적으로 연봉제를 실시했다. 기존에는 간부급에만 제한돼 있던 것을 전사적으로 확대한 것이다. 이로 인해 인사 및 급여체계가 변화해 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ERP)의 대폭적인 개선이 올해 상반기 계획돼 있다.
두 번째 추진전략인 인프라 설비 고도화 측면에서는 노후화된 IT설비는 물론 PC와 정보조회 단말기 및 마권발매기 교체가 예정돼 있다. 또한 경마시행 관련 순위 게시대 기능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세 번째 IT 거버넌스 고도화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구축한 범정부 정보기술 아키텍처(EA)를 올해부터 본격 운영·활성화함에 따라 개인정보보호 및 정보보안 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다. 더불어 IT서비스 품질관리 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한다고 김 처장은 밝혔다. “KRA의 마권발매 시스템은 고객 자금이 관련된 분야이기 때문에 사소한 장애라 할지라도 그 파장이 크다. 따라서 운영자 관점, 시스템 관점 등 다방면에서 보안 강화 및 장애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김 처장은 덧붙였다.

매출증대와 신규 수익 확보 위한 방안 모색

전 세계적인 경마 침체가 우리나라에서도 현실화되고 있다. KRA는 매출감소에 따른 위기의식이 점차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KRA IT부서에서도 매출증대와 신규 수익확보를 위한 핵심역할을 수행하도록 요구 받고 있다.
김동기 처장은 “회사의 전략적 목표에 정렬된 IT 목표를 갖는 것이 중요하므로 KRA의 사활이 걸린 매출증대와 신규 수익확보에 IT가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다양한 발매수단과 발매 승식을 제공하는 것, 경마정보의 접근성을 높이는 일, 디지털 콘텐츠 확보를 통한 신규시장과 수익성 확보 등을 예로 들었다.
최근에는 KRA가 자체적으로 개발해 운영해오던 발매전산시스템을 경륜과 경정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체육진흥공단에 공급, 사업화 기반을 마련했다.

KRA IT 업무영역 광범위해…인력난 해소 시급

현재 김동기 처장의 가장 큰 고민은 바로 ‘조직과 인력’이다.
IT기술은 엄청나게 발전하고 세분화, 다양화되고 있는데, KRA 조직은 10여 년 전과 지금이 별반 다르지 않을 정도로 인력 변화가 거의 없었다. 공공기관의 특성상 인력충원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한 사람이 업무 분석부터 개발, 테스트, 운영까지 하던 시대도 있었지만 IT기술이 발전하고 복잡해짐에 따라 지금은 모든 업무가 세분화돼 있는 데 반해 KRA는 아직 과거의 업무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김 처장은 호소했다.
부족한 인력에도 불구하고 KRA의 IT가 담당해야 할 업무 영역은 상당히 광범위 하고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말의 육성에서부터 경기, 종마에 이르기까지 한 마리 말의 모든 라이프 사이클이 다 전산화가 이뤄져 철저한 이력관리가 되고 있다. 또한 말 병원 관리, 말 장재, 마권발매 등 말산업에 있어 전산화가 미치지 않는 영역이 없다. 기타 일반 행정업무의 전산작업까지 합하면, KRA의 IT부서는 일반 기업에 비해 2~3배의 업무 범위를 충당하고 있는 셈이다. 김 처장은 올해 정보화사업 목표인 IT 서비스 품질 개선을 위해서라도 시급히 인력충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