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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은 지난해 6월 전국 영업점에서 고객관계관리(CRM)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영업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같은 평가는 이벤트를 중심으로 한 고객관리 수준보다 향상된 CRM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서춘석 신한은행 IT개발본부 본부장을 만나 CRM 1년 운영 성과를 들어봤다.
김종영 편집장 sisacolumn@ciomediagroup.com
신한은행은 지난해 그룹사 차원에서 동시에 CRM을 추진했다.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등 4개 금융 계열사와 신한금융지주까지 총 5개 각 사별 CRM 시스템 개선이 핵심이다.
고객 중심의 그룹사 통합 CRM 구축을 통한 신한금융그룹의 포탈 마케팅 영업체계와 그룹 시너지 영업의 극대화를 실현하기 위한 지원 시스템, 그리고 각 그룹사의 정보 인프라를 구축해 경영활동을 지원하는 게 이번 프로젝트의 목표다.
특히 정보 인프라 구축은 CRM을 통한 정보 공유의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계열사나 은행 지점 단위의 세너지(Senergy) 효과에서 벗어나 그룹 차원에서 금융 상품 추천 등과 같은 시너지(Synergy)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CRM을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고 고객보다 한 발 앞선 서비스를 통한 영업 확대, 우량 고객 확보 등이 핵심으로 떠올랐다. 이를 위해 마케팅 본부는 5대 은행 CRM 과제와 1대 그룹 과제를 도출했다. 또 기존의 CRM에 없었던 인터넷, 콜센터 등과 접촉한 정보를 활용해 영업할 수 있는 기능 등을 추가했다.
신한은행 CRM은 지난 2003년에 구축한 그룹사 CRM인 EBM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무엇보다 시간 단축이 돋보였다. 기존에 한 달 걸리던 고객정보 업데이트는 하루 단위로 단축됐다. 이 때문에 고객에 대한 정확한 정보 분석을 통해 고객의 요구에 맞는 적합한 상품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캠페인 관리 부문은 통합 캠페인과 그룹사별 독립 캠페인으로 구성했다. 그룹 시너지 캠페인을 위한 통합 캠페인과 각 그룹사별 독립 캠페인을 분리해 운영하는 것이다. 그룹사는 각 사가 보유한 캠페인 관리 시스템으로 독자적인 캠페인을 실시하도록 하는 체계다.
서춘석 신한은행 IT개발본부 본부장
“CRM 구축으로 고객 가치 재발견했다”
CRM을 새로 도입하게 된 배경은?
신한은행은 90년도부터 CRM을 자체 개발해 추진해왔다. SRMS(Shinhan Relationship Marketing System)라고 하는데, 당시에는 다양한 정보를 신속·정확하게 제공할 수 있는 신한은행만의 새로운 고객관리시스템이었다. 이 시스템은 고객의 프로파일을 활용하는 데 집중했다.
이후 본격적인 CRM 시스템은 고객군을 분리, 고객 할당, 전담고객 관리 등으로 확대됐다. 고객을 분석하는 데 있어서도 IT 시스템을 활용하게 되는 시기가 온 것이다. 이런 형태의 시스템을 구축하던 때가 1999년부터 2000년대 초다.
그런데 고객의 가치를 분석하고 고객에게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했다. 무엇보다 고객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게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와 같은 요구에 맞는 CRM 운영하면서부터 기대효과가 크다는 평가가 많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면, 고객의 행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고객이 어디에서 돈을 찾는지부터 채널, 즉 자동화기기를 이용하는지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는지 분석을 할 수 있다. 가치가 높은 고객은 은행영업점으로 적극 유도하고 나머지 고객은 다른 채널을 이용하도록 하는 시스템이 필요했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요구가 있었고 새로 구축한 CRM은 이러한 요구를 구현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또한 CRM을 통해 얻은 유용한 정보를 본점이 영업점으로 전달할 수도 있지만, 영업점마다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정보를 일괄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영업점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 자체 분석과 환경 분석을 통해 최선의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CRM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을 때 개편 5대 과제를 밝힌 바 있는데, 제대로 반영이 됐는가?
전체적으로 잘 됐다고 생각한다. CRM을 구축하고 나서 고객층을 세부적으로 체계화할 수 있었다. 비대면 채널을 이용해 거래하는 고객도 새로운 고객군으로 분류해 관리할 수 있게 됐고, 영업점 자체적으로 마케팅 과제를 시행할 수도 있게 됐다. 실시간으로 명확하게 성과분석을 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고객 가치를 정교하게 분류할 수 있게 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CRM 구축 후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정량적인 효과가 있었나?
2010년 말에 분석한 기준에 따르면 영업은 23억원이 증가했다. 고객관리지표의 경우 신규 유치, 이탈 방지 등에서 12%가 개선됐다. 고객 등급 측면에서는 상향 유도 비율은 10%, 하락 방지 비율도 2% 수준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마케팅 접촉 비율과 과제 실행 비율은 높게 올라 85%까지 올랐다. 기존에는 20% 수준이었다. 상품 권유나 접촉 등에 대한 성공률도 40%로 올랐다. 보통 10%만 유지해도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는 만큼 40%는 주목할 만한 성과라 할 수 있다.
서춘석
현재 신한은행 IT개발본부 본부장(상무)을 맡고 있다.
IT 총괄부장, IT 개발부장, 개인고객부 팀장 등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