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한때 IT교육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릴 만큼 호황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2000년대 초 무렵 IT교육시장 가치는 무려 2000억 원대까지 치솟았고 대기업을 비롯해 수많은 교육기관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그러나 그러한 교육기관들 중 오늘날까지 남아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그나마 남은 곳들도 대부분 미취업자 대상 교육만 운영할 뿐 재직자 혹은 기업대상의 교육은 많지 않다.
기업의 IT교육 투자가 과거에 비해 현저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즉 기업의 IT교육투자 축소로 시장자체가 얼어버린 형태다.
기업들이 한창 IT교육에 활발히 투자하던 시절에는 매년 IT교육 계획이라는 것이 수립됐고 이에 따른 예산 배정도 활발했다.
요즘에는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그런 움직임은 찾아보기 힘들다. 필요하다면 기업 당 한 두 명 정도 정부 지원하는 무료교육을 이용하는데 그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으로 잠시 활기를 보이는 듯했던 정보보호교육 또한 기초적인 인식 교육 외에는 별다른 수요가 가시화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정부에서 너무 많은 무료교육을 시행하고 있는 탓이기도 하다.
이렇듯 기업들이 IT교육 투자에 소원한 것은 재직자를 재교육하는 데 투자하는 것보다 이미 해당 기술을 습득한 인력을 채용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오라클 DBA 자격증인 OCP(Oracle Certified Professional)는 과거 재직자들이 회사 지원으로 교육 받고 취득했던 것에서 현재는 미취업자들이 취업 목적으로 취득하는 경우가 훨씬 많아졌다.
이제 재직자들은 직무능력개발을 위한 교육을 위해 본인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야 하는 처지다. 개인적인 시간과 돈을 들여서라도 교육을 받아야 자격증이라는 증빙자료가 남고, 이로 인해 기업에서 능력을 인정받아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밤샘과 야근, 회사 눈치로 시간을 내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기업이 IT교육 투자에 대한 부담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행태라 할 수 있다. 기업은 인재 개발과 양성에 대한 책임과 이유를 분명히 갖고 있다. 특히나 IT 분야의 경우 어제 오늘이 다르게 급변하는 IT 기술과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재직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만이 도태되지 않는 기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투자 삭감, 비용 절감만이 능사는 아니다. IT교육 투자를 소홀히 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투자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