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IT 전문가가 필요한 이유
방창완 편집국장 bang@ciociso.com
인사철이 다가왔다. 매년 이 시기만 되면 각 기업별로 CIO가 연임되거나, CIO가 새롭게 변경되는 상황을 엿볼 수 있다. 기업마다 상황은 다르겠지만, 통상 CIO의 임기는 5년이며, 연임되는 경우도 많다. 때론 10년 이상 장기로 연임하는 CIO들도 많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 인사이동 상황을 보면, 경기불황 탓인지 IT 전문가를 CIO로 임명하기보다는 현업출신 임원을CIO로 임명하는 경향을 엿볼 수 있다. 물론 기업의 상황이나 환경을 고려해서 비즈니스 출신의 임원을 CIO로 임명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되겠지만, 과연 현업출신의 CIO가 IT에 대한 이해를 제대로 이행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따른다. 한 CIO 임원은“IT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조직을 제대로 통솔할 수 없다. 또한 IT 시스템이라는 것이 단순히 시스템적 이해를 넘어 IT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있어야 통찰력이 생기고 미래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심장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IT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
한 말이다.
예전과는 다르게 IT 시스템은 스마트 환경에 접어들면서 더욱 복잡 다양해지고 있으며 미래 컴퓨팅 환경인 클라우드에 대한 도전을 받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정보보안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비즈니스 이외에 CISO와의 긴밀한 협업관계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현재에도‘돈 먹는 하마’로 오해를 받고 있는 IT 부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부서의 실질적인 상황을 정확히 알고 배려할 수 있는 임원도 IT 출신 CIO들이다. 본인들이 IT 부서에서 다양한 기술을 접하면서‘산전수전’을 겪어왔기 때문에 직원들의 애로사항과 개선점을 누구보다도 잘 파악할 수 있다. 이런 IT 출신 CIO들은 요즘처럼 외주를 이용한 아웃소싱 환경에서도 꼭 필요한 존재들이다.
업무의 편의성과 비용절감을 위해 자체인력을 줄이고, 외부 인력을 이용한 아웃소싱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몇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에 와서는 아웃소싱으로 인한 폐해가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 업계의 한 CIO는“하루가 시급한 프로젝트의 경우, 시간이 지났다며, 손을 털고 문밖을 나서는 외부 인력들을 볼 때 난감한 생각이 든다. 이럴 때 통솔력이 필요한데 그들을 적절히 이해시키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운영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런 통솔력은 IT에 대한 이해 없이는 불가능한 부분이다. 내부인력에 대한 관리도 필요하지만 외부 인력을 적절히 통제하고, 목표하는 바 프로젝트를 정한 시일에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IT에 대한 살아있는 경험이 필요하다. 또한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지, 또는 업무와 무관한 일을 하고 있는지를 면밀히 파악해 적절히 통제할 수 있는 것도 IT 출신 CIO들이다.
물론 모든 IT 출신 CIO들에게만 해당되는 일은 아닐 수 있다. 오히려 현업 출신 CIO들이 비즈니스 감각을 발휘해 순발력 있게 IT와 비즈니스가 결합된 업무를 추진할 수 있다. 하지만 IT에 잔뼈가 굵은 IT 출신의 CIO들의 경험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최근에 장기간 동안 CIO를 연임하다가 명예롭게 CIO직을 물러난 인물들도 많다.
SC은행의 현재명 CIO를 비롯해 GS리테일 왕영철 CIO 등 국내 IT 산업 발전과 함께해온 CIO들이다. 이들이 장수했던 비결은 회사 차원에서 전문 인력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그들이 갖고 있는 전문성이 회사 곳곳에서 빛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보다 경험이 풍부한 전문 IT 임원이 CIO로 선임되기를 기대해 본다.